할아버지, 밥 먹어! - 우리 아이 첫 높임말 책 푸른숲 그림책 16
윤정 글, 백은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푸른숲주니어 우리 아이 높임말

2012.09.10

5

할아버지 ,밥먹어!

윤정 글/백은희 그림

푸른 숲 주니어 신간 유아그림책 [할아버지, 밥먹어!]를 읽으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오고 정겹다.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가정의 모습이 잘 그림과 글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시댁과 친정 모두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 내 가정과 떨어져 있고 부모님의 생신과 명절이 되면 방문하고 있다.

일흔을 맞이한 할아버지의 생신과 7살이 된 주인공 여자아이 단아생일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예사말과 높임말의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바른말을 전달하는 지식 책임에도 간결하면서 우리네의 정겨운 풍경과 일상들이 그림책에 잘 녹아나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 한마디로 좋은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을 배워가는 어린 아이들이 혼동하고 어려워하는 높임말 표현들의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가 쓰는 예사말에는 빨간색 글자가 어른들께 높여서 사용해야 하는 높임말에는 파란색의 글자로 구분하여 어떻게 일상에서 표현되는지 올바른 표현법을 배울 수 있다.

어른 성함에 를 붙이는걸 배운 단아가 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의 겉 봉투에 할아버지 성함에 를 붙인다. 배운 대로 바로 적용해보고는 아이들의 한 모습이 잘 드러나 웃음이 나온다.

우리말에는 높임말이 있어 나보다 연장자에게 높여서 부르는 말들의 표현이 많고 나를 낮춰서 상대방을 높여주는 표현들이 많은데 이런 형식적인 모습의 일면엔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풍습이 있는 건 아닐까?

요즘처럼 인터넷 언어나 개그맨들의 남을 비하는 우스개의 개그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거친 언어들이 우리들의 일상을 점령하여 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들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모습은 잘못되었지만 유교적인 질서에서 나온 지나치게 형식적인 높임말을 계속 사용하고 존속시켜야 할지는 의문이다.

높임말이 거의 없는 서구사람들이 사람에 대한 인권과 남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이 우리보다 떨어지지 않는걸 보면 복잡한 높임말을 꼭 사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사람에 따라 나이에 따라 표현하는 언어의 다름은 민주주의가 채 정착되지 않은 자본주의 질서에서 사람에 대한 그릇된 기준을 낳을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유교적인 신분제질서의 계급사회였기에 신분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던 오랜 역사가 있다. 신분에 따라서 언어와 복장들이 달랐고 대우도 달랐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 존중해주고 배려 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약자인 어린이들이 혹은 나이 어린 사림들이 어른들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그런 왜곡된 사례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의 나이를 따지는 높임말보다는 인터넷과 만화로 오염된 거친 말들을 순화되고 아름다운 바른 언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르침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높임말을 배우는 우리 아이는 그림책 제목 보고 웃는다. "할아버지, 진지드세요, 할아버지, 식사하세요. 할아버지 밥드세요. 해야 하는데?"라고 말한다.

스폰지처럼 쑥쑥 흡수하는 아이들에겐 효과적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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