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썩 물렀거라! 역사 속 우리 이야기 달마루 12
신동경 글, 노정아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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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2012.08.23

5

더위야, 썩 물렀거라!

글 신동경 그림 노정아

 

올해 여름은 한낮 기온이 33도를 넘고 밤에도 29 30도였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호흡하기 어려워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는데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없었던 옛 선조들은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났을까? 초복 중복 말복이라는 복날에 땀으로 빠져나간 기를 보호하기 위해 삼계탕을 먹었던 우리 선조들의 여름 나기에 대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 [더위야, 썩 물렀거라!]를 소개한다.

과거 여름도 덥기는 더웠나 보다. 입가에 붙은 밥풀도 무겁다라는 표현을 보면……

양반 김생원과 하인 길동이의 불볕더위에 맞서 시원하게 여름나기 비법을 서로 겨루는 내기를 통해 양반들의 여름나기와 하인들의 여름나기의 풍속을 익살스럽게 보여준다.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은 양반과 하인들의 의복도 서로 달랐는데 한여름에도 자신의 집에서 길고 여러 겹의 저고리를 입고 탕관을 갖추고 살았으니 얼마나 더웠을까?

수박을 먹으며 한가로이 부채질을 하는 김 생원의 소매 끝에는 등토시라고 하여 소매 속에 넣고 바람이 통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 바람빗질이라고 해서 숲 속 바위에서 긴 머리를 풀어 헤치고 바람을 맞는 법을 소개한다.>

집안에 미니 산수분경을 만들어 그 경치를 감상하면서 더위를 내리는가 하면 탁족이라고 하여 차가운 계곡에 발을 담가 더위를 식히는 양반들의 피서법을 말한다.

저마다 양반들의 피서법에는 고상한 이름들이 붙어있어 생소하고 재미있다.

양반들의 피서법은 체면과 예법을 중시해서 신체 일부만을 드러낸다면 서민들의 피서법은 무엇일까?

냇가에서 고기잡이와 물장구도 치는 천렵이 있고 폭포수에 온몸을 맞아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 명절 중에 처음 듣는 유둣날이 있는데 복날 중에 하루를 정해서 가족과 친지들이 시냇물에서 목욕을 하고 음식을 나누며 하루를 쉬는 날이다.

오늘날 바캉스와 비슷한데 우리 고유의 명절임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바캉스 대신 유두날을 부활시키면 얼마나 좋을까? 아름다운 우리 고유 전통 이름이 있는데 잊혀져서 책으로 만남이 조금은 씁쓸했다.

신분에 따라 피서법도 다르지만 저마다 재미있는 고유의 이름을 붙여 더위를 즐기며 이겨낸 선조들의 지혜들을 엿볼 수 있었다.

책 뒤에는 유두날에 대한 보충 설명과 죽부인 외에 더위를 쫓는 다양한 필수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 그 옛날에 오늘날과 같은 냉동고 역할을 하는 석빙고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피서법을 즐겼던 선조들의 삶의 문화를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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