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프가 나타났다! - 사고뭉치 랠프 1 푸른숲 그림책 13
잭 갠토스 글, 니콜 루벨 그림, 박수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푸른숲주니어

2012.08.17

5

랠프가 나타났다!

글 잭 갠토스 / 그림 니콜 루벨

 

 

너무 심술궂고 못된 랠프!

못된 심성이 온몸에 고스란히 표출될 만큼 생김새도 괴상하고 흉측하다.

예의도 없고 고의로 남들을 괴롭히는 낙으로 살아가는 악마 같은 고양이다.

주인공이 이렇게 싫기는 처음이다.

왜 저런 고양이를 키울까? 누굴 주기도 미안해서 참 난감하겠네……’

사라와 부모님은 지독한 사고뭉치 랠프를 가두거나 때리지 않고 점잖게 말로 훈육하지만 이 못 되먹은 랠프는 서커스 공연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공연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이 번만큼은 용서할 수 없는 아빠는 공연장에 랠프를 맡겨두고 온가족이 집으로 돌아간다. 그 장면에서 얼마나 속이 다 시원하던지……

사랑만 받고 제멋대로 굴던 랠프는 서커스 장에서 혹독한 훈련, 고참들의 텃세, 고된 노동, 빈약한 식사를견디다 못해 탈출하여 부랑아 생활도 잠깐 하면서 집을 그리워한다.

기고만장하고 버릇없던 랠프가 너무도 의기소침해지고 털의 윤기를 잃고 먹을것을 위해 쓰레기를 뒤지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조금 불쌍하기도 했다.

랠프를 찾아 돌아다니던 사라는 랠프를 꽉 껴안고 뽀뽀를 해준다. 정이 무엇인지……’

다정하게 안아주는 사라와 따뜻하게 반기는 가족이 있는 랠프.

너는 복 받은 녀석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 아이가 랠프는 너무 끔찍해라고 말한다.

미운 일곱 살이라고 말을 너무 안 듣는 아이 땜에 "너 정말 랠프같아." 한마디 했더니 "난 그런 끔찍한 랠프 아니야" 하며 몹시 불쾌해 한다.

맞다! 우리 아이는 랠프에 비하면 천사다! 그리고 신에게 감사한다! 랠프 같은 아이를 주시지 않아서 말이다.

내가 기르는 반려동물, 내 아이들은 랠프같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안도와 함께 말 안 듣는 아이들의 모습조차 랠프에게 같다 대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저런 랠프를 버리지 않고 사랑하고 인내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나를 가끔 짜증나게 하는 우리 아이들의 행동은 눈감아 줄 수 있을 듯하다.

 

사회적 규칙을 배워가는 아이들은 랠프의 일탈을 통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현실에선 할 수 없지만 가끔은 그런 악마적인 행동을 분출하고 싶을 때 랠프를 통해 대리만족감을 얻게 된다.

부모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의 무해한 장난과 개구쟁이 짓을 좀 더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미치도록 미울 때 이 책을 읽어보세요.

미움이 사라지고 내 아이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절로 샘 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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