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치인, 과학자, 소설가, 철학자들의 연설문 32편이 실려있다. 절반은 내가 아는 사람이고 나머지 절반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다.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호소하는 연설문이기에 연설문의 형식과 감동적인 연설문을 읽어볼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나 링컨, 간디, 마틴 루터 킹 같은 위인들은 워낙 유명해서
쉽게 그들의 연설문을 구해서 읽어볼 수 있지만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열정적인 삶을 살아간 위인들의 연설문을 한 권의 책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반전과 평화, 환경, 인종차별, 민주주의와 평등, 자유독립과 같이 중요한 가치를 위해 헌신했던 명사들의 연설문을 분야별로
실었다.
짧은 연설문은 그대로 수록되어있고 긴 연설문은 전문이 아니라 중략되어 있어 그 점이
아쉽다. 길어도 중략되지 않고 연설문의 전문을 실었다면 그 연설문 전체를 읽어볼 수 있었을 텐데
중략된 연설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변하지 않더라도 중략된 연설문은 읽을 때 흐름이 깨져서 신경에 거슬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벽과 달걀의 연설문은 문학상을 수상하는 이스라엘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지만 하루키의 용감함과 그가 잘못된 시스템에 저항하고 달걀편에 설 것이라고 단호하면서도 문학적인 연설문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연설문 뒤에는 생각더하기라는 코너를 삽입하여 연설문의 이해를 돕는 관련된 그 당시의
시대상황과 배경들, 그리고 저자의 입장들이 들어가 있어서 아이들과 연설문을 읽고 토론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쉬운 문체이면서도 호소력 있는 명연설 중에는 정반대의 대조적인 부시의 9.11테러 합리화 연설문과 오사마 빈라덴의 미국을 비판하는 연설문을 함께
실어서 9.11 사건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들을 던져준다.
개인적으로 부시의 침공은 명분이 없고 똑 같은 방식으로 민간인들을 죽게 한 오사마 빈라덴의
테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가장 관심 있게 본 분야는 환경과 다양한 삶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사대강 사업에 의한 녹조라떼로 동식물이 죽어가고 식수가 오염되어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눈앞에 있어서 더 관심 있게 읽은 분야다.
“외국의 빚이
아니라 생태계에 빚을 갚도록 합시다”-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문 중에서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와 후손들에게 빚을 고스란히 전가하는 모습이 너무도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12살의 세번 스즈키의 연설은 유명인사의 연설문보다도 더 가슴을 후벼 파는 호소력이 느껴졌다.
마지막에 자신의 삶을 남을 위해 헌신하여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낮은 곳으로 가서 일한
이태석신부
, 상생의 협동조합
운동가 조지 야콥 홀리요크 같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만남은 잊을 수 없다.
내가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념을 갖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조금씩 지금의 왜곡되고 변질된 시스템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이유도 깨어서 저항하고
실천하는 사람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