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길 룰라
리차드 본 지음, 박원복 옮김 / 글로연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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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연

2012.08.04

5

대통령의 길 룰라

리차드 본 지음

 

브라질에 대해서 별로 아는게 없다. 브라질에서 수입하는 커피나 오렌지는 종종 먹지만 농업국가이면서 빈부격차가 심한 가난하고 문맹률이 높은 나라 정도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생태도시 꾸리찌바에 대한 책을 읽고 또 2010까지 근로자 출신의 룰라 대통령의 당선과 그 이후 여성 최초 대통령이 당선된 소식을 통해 중남미와 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중졸의 선반근로자 출신의 대통령 룰라.

고학력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 가능할 일일까?

중졸이면 군대도 갈 수 없는 학력차별이 심한 나라다. 변호사 출신의 고졸 대통령의 학위를 비웃었던 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들다.

브라질 역시 경제와 정치를 이끄는 사람들은 소수의 엘리트 특권층이기에 중졸의 룰라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세간의 조롱과 비웃음을 사야 했다.

이 책은 처음 룰라의 대중연설과 그의 집권기간동안의 업적들이 간략하게 나와서 룰라의 매력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일게 만들었다.
그러나 책의 대부분은 앞부분과 달리 룰라가 대통령이 되기 전의 경선과정을 지루하게 설명하고 있다.

룰라의 객관적인 성장배경과 우연히 맡게 된 노조위원장을 통해 20대만 해도 룰라는 정치와 경제에 별 관심이 없이 노조원의 임금과 처우에만 관심이 많았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중심인물로 부각되고 적극적인 노조활동을 벌이면서 노동당을 창당하고 브라질 정치와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내적 변화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브라질의 역사와 브라질 국내 정치와 대외경제정책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잘 몰랐던 브라질의 정치경제를 조금은 알 수 있었고 연설이나 TV를 통한 공식적인 룰라 대통령의 인터뷰 중심으로 보여주기에 그에 대해 객관적인 거리감이 존재한다.

룰라를 지나치게 찬양하지도 그를 폄하하지도 않으면서 그의 공적과 그의 실수를 냉정하게 기록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 그런 면에서 룰라 대통령의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이 너무 담담하게 그려져서 흥미가 반감되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환상도 없다.

단지 궁금하다. 어떻게 한결같이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을까?

대통령 8년이면 부패하고 변질되기에 충분한 기간이 아닌가?

그가 정직과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웠던 자신의 공약과 달리 집권 1기의 노동당의 부패 스캔들로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잦은 해외순방과 각 계층의 대화시간은 실무적인 업무는 언제 하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집권기간 동안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복지정책을 실현하면서도 부자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탁월한 소통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카리스마가 있는 대통령이 아닐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보면 밑바닥에서 최 정상의 대통령자리에 두 번이나 오르면서 많은 사람의 지지와 사랑을 얻고 퇴임하였으니 누구나 바라는 성공적인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까?

해외에서 실제와 달리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그의 집권기간 동안의 업적들, 브라질의 위상, 경제성장 및 분배들은 결코 폄하될 수 없다.

올해 중요한 대선이 있다. 선거를 통해 우리를 위해 일해줄 일꾼을 뽑는 해이다.

현재 민주통합당에선 원내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참이고 집권여당엔 강력한 대선 후보도 있다.

국민을 위한다고 말만 하고 정당의 이해 앞 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기존 정당에 실망한 국민은

대선 후보 출사표를 던지지도 않은 안철수를 나오라고 모두 부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대단히 흥미롭다. 국민이 정당 밖의 비정치적 인물을 직접 거론하고 있다.

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특정 당파주의에 휩싸이지 않고 계층을 편가르지 않으면서도 경제가 안정화될 수 있게 원칙을 다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이렇게 적어보니 딱 룰라대통령을 그려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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