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졌다! 사계절 그림책
서현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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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12.07.9

5

커졌다!

글 그림 서현

우리 아이만큼이나 작은 소년이 나온다. 아니 더 작다. 어른들 무릎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아이가 나온다.

물리적인 키라기 보다는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키를 표현한 듯하다.

키를 빨리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은 코믹하고 엉뚱하지만 눈물겹기도 하다.

4개의 우유 컵에 꼽힌 4개의 빨대를 동시에 먹거나 밀대로 다리를 쭉쭉 밀거나 기다란 바게트 빵을 먹고 천장에 다리를 붙이고 물구나무 서는 장면들에선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간절하게 키고 싶어한 아이가 어느 날 식물이 자라는 책을 보더니 잎사귀처럼 땅에 발을 박고

하늘의 비를 온몸으로 맞는다.

아이는 점점 조금씩 자라더니 점점 더 커진다.

? ? 놀라는 아이의 모습과 함께 따라 놀라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소인국에 있는 걸리버처럼 커져버린 아이는 엄마 아빠한테 자신의 큰 모습을 자랑하고

곳곳을 돌아다닌다.

커진 아이의 모습이 기발하고 재미있게 나오고 아이는 계속 커져서 구름을 뚫고 우주까지 나아가 외계인을 만나고 별똥별을 사탕처럼 먹어 치우고 지구도 삼켜버려 토해내면서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다.

우주의 별과 지구를 마음껏 배부르게 삼키고 뱉어내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 온다.

요즘 아이들은 영양이 좋아져서 큰 아이들은 또래보다 2~3세 위로 보일 만큼 크고 성숙하다. 반면 작은 아이들은 너무 작아서 성장의 차이가 크다. 이렇게 작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놀림도 당하고 위축되기도 한다.

한편 집에선 부모의 보살핌 아래 있는 아이들은 부모의 영향아래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약자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서긴 하지만 부모의 간섭과 통제하에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들이 결정된다.

부모 역시 실수 많은 사람이기에 원칙과 규칙대로 양육하기 어렵고, 때때로 부모의 힘으로 아이들을 주무르기도 한다.

그런 억압과 욕망을 우주까지 확장된 커다란 스케일의 상상을 통해 해소하며 마음을 키워가게 하는 책이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의 표현을 재미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으로 보면 볼수록 웃음이 나오면서 가슴이 활짝 펴지고 즐거워진다.

성장기의 열등감을 상상력을 통해 치유하고 극복해 가면서 정서를 단단하게 돕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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