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친구잖아 읽기의 즐거움 8
다카도노 호코 글.그림, 이서용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개암나무

2012.06.28

5

달라도

친구잖아!

다카도노 호코 글, 그림

엄마와 이모 루짱은 모두 어릴 때 아름다운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황폐한 마을에 살았다.

엄마는 즐거운 마음을 갖고 싶었지만 그런 황폐한 곳에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림을 그리는

이모 루짱은 길고 좁다란 오래되고 낡은 6층 아파트의 창고에서도 먼지덩어리조차 명랑하게 춤추는 아름다움을 찾는다.

동일한 환경에서 아름다움을 찾지 못한 엄마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으로 자라서 그림만 그리고 밥벌이를 못해서 먹을 것을 얻으러 는 이모 루짱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심해한다.

조카 츤짱이 요일마다 겪은 학교 친구들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루짱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

이야기 안에 이야기가 들어있는 액자식 구성인데, 그림을 보는 듯한 섬세한 묘사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독특하고 재미있다.

아이든, 어른이든 상대방을 볼 때 그 상대방 그대로 이해하지 않고 나를 투사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나와 다른 행동이나 방식에 거부감을 느낀다.

우리는 다름이 틀리지 않다고 학습하지만 나와 다름은 사실, 불편하다.

재는 왜 저렇게 행동할까? 나라면 그렇게 안 할텐데……’

이모 루짱은 직접적인 훈계나 설교 대신 재미있는 이야기를 즉석에서 만들어내 츤짱의 마음을 열게 한다.

일곱가지 이야기중에 가장 인상이 남는 이야기는 목요일 포리의 이야기와 금요일 안리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기무의 이야기이다. 특히 루짱 자신의 어린 시절인 기무의 이야기에선 현실에서 오는 서글픔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찾으려 한 어린 루짱의 모습에 눈물이 나왔다.

루짱이 지어낸 포리의 이야기는 소인을 다룬 마루밑의 아리에티가 떠올랐고 안리의 이야기는 마트로시카 인형처럼 탬버린 속에 똑 같은 모습이 끝없이 반복되고 그것을 빨갛게 색칠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는 괴기스럽고 무서우면서도 강렬한 색깔의 이미지가 남아있다.

루짱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기무의 이야기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담겨진 멋진 그림을 받은 츤짱은

즐거운 마음을 갖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았던 거예요, 엄마. 조금만 즐거워지려고 했다면…… 그러니까, 조금만 다른 시각을 바라봤다면……’본문 71p-

츤짱은 루짱이 그린 그림에 무엇을 담았는지 깨닫게 된다.

현실적인 엄마와 몽상적인 이모 루짱. 누가 더 낫거나 더 나쁘지 않다. 그냥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은 기쁨의 선물이 된다. 환경에 덜 영향을 받으며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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