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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해 줘, 캣봇 ㅣ 푸른숲 그림책 9
강혜숙 글.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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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그림책 |
2012.0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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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해 줘, 캣봇 글 그림 강혜숙 |
물고기를 편하게 많이 먹기 위해 천재발명가가 발명한 거대 로봇 캣봇으로 고양이들은 매일 물고기를 먹고 뚱뚱해지면서 더 많은 캣봇이 필요해서 캣봇을 계속 만들어냈다.
하나의 상품이 완제품으로 만들어질 때까지 조립라인에서 각 상품의 부분을 담당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거대 기업체의 공장이 연상된다.

다 먹지도 못할 물고기들을 캣봇이 잡아와서 고양이들은 빈둥거리며 먹다 남은 생선 쓰레기로 고양이섬은 오염되어가고 바다에는 물고기 한 마리도 남지 않는다. 바다에는 캣봇과 생선 쓰레기로 가득했다.
푸른 바다가 검은색의 죽음의 바다로 변한다. 이 책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고양이들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기업에서 버리는 폐수와 산업쓰레기, 가정에서 버려지는 음식물과 생활쓰레기로 지구는 오염되고 병들고 있다. 땅속에 매립하고 소각하여도 처리용량이 한계에 있고 심지어는 우주선을 발명하면서 배출한 우주 쓰레기가 우주에 떠돌아다닌다.
인간은 문명과 함께 썩지 않는 엄청난 쓰레기를 만드는 유일한 생물이다.
인간을 제외한 어떤 동물도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자원이 고갈되도록 다 먹지도 못할 양의 물고기를 잡지도 않는다. ‘고도의 물질문명’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고 합리하며 찬양한다.
지나친 도구의 의존은 인간을 나태하게 하고 탐욕을 부르며 인간의 기능을 퇴화시킨다.
그림책의 고양이가 뚱뚱해지고 나태해져서 쥐도 전처럼 잡을 수 없음을 통해 잘 보여준다.
편리한 생활도구들은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인간을 나태하게 한다. 캣봇을 통해 더 이상 노동할 필요한 없는 고양이들의 사냥기술은 퇴화된다.
작년에 일본지진은 후쿠시마 원전을 파괴하여 방사능을 누출시키고 지금도 누출하고 있고 사람들의 터전을 파괴하였다. 원전을 자연재해로 돌리지만 분명 인재다. 더 많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간의 탐욕은 지진대 위해 기술력만 믿고 원전을 지었고 인간이 예측못한 강한 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다.
그림책에 나온 고양이 섬이 태풍으로 폐허가 되었지만 그 전에 섬은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서 고양이들은 섬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림책 마지막 장면은 인상적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푸른 바다로 돌아온 자연의 재생의 힘을 보여주면서 다시 솟는 태양과 푸른 바다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엿본다. 인간이 건들이고 변형하지 않으면 자연은 다시 복원된다.
거대한 태풍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고양이가 만든 캣봇은 자연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만든 대단한 발명품과 기술력도 자연 앞에서 무력하다. 뭐든 걸 할 수 있다는 탐욕스런 오만함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자연의 사이클에 맞춰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는 이 아름답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통해 공포를 느끼지만 우리 아이는 고양이 무리속에서 깜장이와 얼룩이를 찾아내는 찾기놀이와 부록으로 딸린 종이 입체 캣봇에 열광한다.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이 낮은 채도로 어지럽거나 복잡하지 않으며 익살스런 고양이의 표정이 살아있는 그림책이라 아이들이 좋아한다.
부록으로 딸린 종이 입체 캣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