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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ㅣ 셰익스피어 예술 학교 1
노경실 지음, 권재준 그림, 유수미 희곡 각색,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 파랑새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파랑새 |
2012.0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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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예술학교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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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 하나인 햄릿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도 영화와 연극, 드라마, 책 등에 인용된 사례가 많아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부끄럽지만 유명한 고전이지만 아동용에 맞게 만들어진 동화책을 제외하곤 원전에 충실한 책은 읽지 않았다. 비극이 싫기도 했고 작은 활자로 이루어진 고전이 참으로 부담스러워서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원작에 가까운 [햄릿]은 파랑새에서 출판한 셰익스피어 예술학교 시리즈의 [햄릿]이 처음이다.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위해 읽게 된 이 책은 원작에 충실하면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읽을 수 있도록 활자가 크고 삽화도 많이 삽입되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독특하게도 뒷부분엔 희곡으로 구성되어 아이들이 연극을 꾸며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앞 부분은 동화로 이루어져있고 동화형식을 연극대본인 [희곡]으로 각색하였으며 오디오 CD가 수록되어 생생한 연극을 귀로 들을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입체적인 음향효과와 전문연극인의 연극을 통해 마치 눈으로 직접 보는 착각이 들 만큼 생동감 있다.
동화로 읽고 아이들이 귀로 연극을 들은 후 연극대본으로 연극도 해볼 수 있게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햄릿]작품을 다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주인공 자신과 주인공이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두 죽음으로 끝나기에 대단히 비극적인 작품이지만 전개방식이 빠르며 흥미롭다.
셰익스피어 예술학교 [햄릿]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대사 말고도 유명한 대사들은 굵은 서체로 강조되어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반드시 죽는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로구나!”(p23)
“비극은 혼자 오지 않고 여러 친구와 함께 온다.”(p84)
“연극의 목적은 옳은 것은 옳은 대로, 그른 건 그른 대로 거짓 없이 보여 주는 것이요. 연극은 그 시대의 모습과 사상을 거짓 없이 표현하는 게 임무이기도 하니까.”- p 52 햄릿이 배우들에게 당부하는 말 중에서-
주옥 같은 명대사 말고도 햄릿왕자의 대사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대한 철학을 느낄 수 있다.
덴마크가 한때는 영국을 식민지화했던 역사적 배경들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으며 왕정시대에는 살벌한 왕권쟁취를 위해 형제끼리 살인도 하고 형의 부인이 남동생과 재혼도 하는 현대의 윤리적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 시대의 상황을 배우게 되면서 윤리가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알게 한다.
고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용감한 영웅이 아닌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면서도 번뇌하며 복수를 바로 이행하지 못하고 주저하며 충동적인 햄릿은 대다수 나약하고 충동적인 인간군상을 나타낸다.
어머니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햄릿의 눈에만 보이는 “유령”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햄릿의 죄의식이 만들어낸 가공의 산물은 아닐까?
주인공 햄릿뿐만 아니라 입체적이며 다양한 등장 인물들을 통해 여러 인간들의 유형들을 만나보게 된다.
권력에 아부하는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어스, 사랑하는 남편이 죽자마자 두 달 만에 재혼하는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 대단히 탐욕적이며 사악하고 술수에 능한 덴마크의 왕이자 햄릿의 삼촌인 클로디어스 왕,
클로디어스 왕은 천륜을 어긴 죄의식으로 사죄하는 기도를 하면서도 햄릿마저 죽이려고 음모까지 꾸민다.
여리고 약하면서 아버지에게 순종적인 비련의 여인 오필리어.
내가 햄릿이었다면, 내가 오필리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책을 다 읽은 후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보며 물어볼 수 도 있고 셰익스피어처럼 다른 [햄릿]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호흡이 긴 고전적인 대사들을 음미하면서 [햄릿]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어 추천한다.
귀로 듣는 연극 CD와 대본과 동화로 이루어진 책이라서 만든 이들이 많이 나온다.
정성과 많은 사람의 수고로 세상에 나온 귀한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