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에 대하여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이은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국일 미디어

2012.04.04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내가 젊을 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나이는 서른 살이었는데 지금은 서른 살을 훌쩍 너머 불혹의 나이가 되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벌써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게 되었다.

내 아이 또래의 부모들과의 모임 때 한 부모는 40살이 된 것을 축복으로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해서 놀랐다. 37살의 암이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보니 별 탈 없이 40살의 생애를 보낼 수 있음이 축복으로 다가왔다고 눈빛을 빛내며 말을 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탄탄대로의 삶은 아니지만 양가 부모들 모두 살아 계시고 나도 나이 먹음에 따라 피부도 쳐지고 여기저기 군살이 생기며 눈도 피로하고 젊을 때보다 쉽게 지치지만 조그마하지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사랑하는 남편이 내 곁에 있다. 그리고 크게 아프지 않고 마흔 살을 살고 있음을 발견했다. 올 초에는 내 신세가 처량하고 볼품없게 느껴졌는데 잘 생각해보니 39년을 무사히 지내고 4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살아가는 동나 나를 기다리는 것들]이란 책은 그 동안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어떡하든 지연하고 싶고 되돌리고 싶었던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책이다. 사회복지사란 직업으로 오랫동안 다양한 사람을 관찰하고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손녀손자에게 인생을 조언해주는 조부모처럼 많은 애정과 친절을 담고 있다.

글속에는 하나하나 자신의 살아있는 경험이 생생하게 녹아있고 자신의 삶을 둘러싼 가족과 친지들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들이 느껴 진다.

이 책에는 내 나이의 두 배 이상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불우한 관계로 상처를 입고 젊은 날에 그 상처로 자신을 학대하여 술 등에 중독되거나 건전하지 못한 삶을 살다가 삶의 막다른 곳에 다다라서 더 이상 그렇게 살 수 없음을 인식하여 변화하여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나온다.

어릴 때 엄격하고 무뚝뚝했던 부모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막상 부모의 나이가 되었을 때 부모를 이해하게 되거나 중병에 걸린 부모를 간병하고 돌보면서 부모를 용서하고 수용하며 더욱 친밀해지는 관계로 확대되기도 한다.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건 자신의 유한한 삶을 인식하는 과정이기에 이전과는 달리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한다. 세속적인 성공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 속의 본질을 찾고자 하여 영성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

느리고 찬찬히 삶을 음미하며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며 좀 더 관대하고 유연해진다는 점에서 도가사상하고도 맥이 닿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이를 먹는 일은 모든 생물이 겪는 자연스러움이라는 사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단지 나이만 먹는다고 이 책에 나온 노인들과 저자처럼 삶을 포용하는 관대함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살아온 생애를 진심으로 감사하게 느끼며 노쇠하여 병들었을 때 가족과 이웃의 도움을 기꺼이 받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노년의 삶을 나름대로 즐기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기에 가능 한다고 생각된다.

나도 저자와 책 속에 나온 노인들처럼 긍정적인 노년의 삶을 살기 위해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이 진정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 충실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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