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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도우며 살아요 ㅣ 동물에게 배워요 5
채인선 글, 장호 그림, 신남식 감수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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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림어린이 동물에게 배워요5 |
2012.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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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도우며 살아요 |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지하철을 이동할 때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함께 유모차를 계단으로 내려준 적이 있다. 때때로 사람으로 붐비는 지하철에 아이를 데리고 타면 자리를 양보해 주기도 한다.
이전엔 본적도 없고 지금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사람들의 선의가 깃든 친절로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주변에서 언제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타인이 따뜻하게 느껴지며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한다. 나 또한 내게 도움을 주었던 사람에게 바로 배풀지 못하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타인에게 똑같이 기분 좋게 도움을 되돌려 준다.
서로 도우며 산다는 건 나도 언제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로 든든하며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채인선 씨가 글을 쓰고 장화 화백이 그림을 그린 동물에게 배워요 시리즈 5번째 그림책인
[서로 도우며 살아요]는 공생관계의 동물과 무리 지어 사는 동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 얼룩말이 풀을 먹을 때 망을 보고 있는 타조]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관계, 타조와 얼룩말, 영양 등의 초식동물의 관계, 빨판상어와 바다거북관계는 공생관계로 이종간에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이기에 얼핏 보면 이해가 얽힌 관계이기에 순수한 친구관계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만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서로 도와 이롭게 살아가는 생물들이 많이 존재한다.
[ 꼬리로 동료의 목을 감싸는 티티 원숭이]
두 번째는 열악한 환경에서 무리 지어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펭귄처럼 생긴 바다오리는 군집을 이루며 서로의 체온으로 혹독한 환경을 이겨나간다.
티티원숭이는 긴 꼬리를 서로의 목을 감싸며 체온을 나눈다.

[ 다정하고 동정심 많은 돌고래 무리]
지능이 높고 동정심이 깊은 돌고래는 약하고 다친 동료를 보살피고 자기의 무리가 아닌 다른 종이라도 아이를 낳을 때는 집단으로 상어의 공격을 막아낸다.
공생관계가 이해를 기반으로 한 도움이라면 돌고래의 순수한 이타성은 실로 감동적이다.
어느 책에선가 돌고래가 게 그물망에 걸려서 괴로워할 때 어부가 그물망을 끊어주면 어부들 한 명 한 명에게 코로 비비며 감사함을 표현한다는 글이 있는데 감정이 풍부한 동물이며 친화성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
제비와 순록처럼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동물은 작고 연약해서 거대한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데 장거리 이동시 어린 동물을 격려하고 무리에 이탈되지 않게 자리를 교대해주며 더불어 살아간다.
고도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현대인들은 지역 공동체가 사라져 고립감과 불안감을 더 많이 갖는데 서로 돕고 사는 동물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동체의 복원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의 혈연공동체를 벗어나 지역 네트워크 망에 연계되어 서로 돕고 함께 살아가야 함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혼자가 아니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이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에 평화와 안정감이 깃들지 않는가?
종교적인 모임도 좋지만 타종교인도 포괄할 수 있는 품앗이와 지역공동체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미 [인간]이란 단어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바쁜 현대인들이 트윗이나 sns를 통해 소통하려는 것도 내 존재를 알리고 타인을 느끼고 싶어서가 아닌가!
나와 너가 다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느끼며 타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가 회복되기 위해서라도 서로 돕고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깊게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