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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이들은 자야 한다며 엄마, 아빠가 보는 TV를 못 보게 했던 기억이 난다.
밤 열 시에 하는 영화를 함께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때 왜 어른들은 보면서 우리들은 못 보게 하시는지 원망도 많이 했다.
엠마의 부모처럼 친절하지도 않았고 무서운 아빠는 함께 TV를 보면 엄하게 화를 내셨다. 솔직히 무서워서 볼 수가 없었지만 작은집에 들리는 TV소리 때문에 쉽게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엠마는 밤에는 왜 잠을 자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잠자기 전에 이닦기도 이 닦은 후에 뭐가 먹고 싶을 까봐 흉내만 낸다. 우리 아이와 비슷하다. 우리 아이도 엠마처럼 닦은 후에 무엇을 먹으면 또 닦아야 한다며 거부한적이 있다.

밤마다 엠마는 아빠가 동화책 한 권을 읽어 주고 뽀뽀를 해주면 자기 방에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엠마는 침대에 나와서 아빠 엄마를 관찰한다. 자신은 자라고 하면서 엄마 아빠는 왜 잠을 자지 않고 밤늦게 깨어 있어도 되는지 불공평하게 느끼는 엠마.
엄마 아빠는 모두 일하는 분이신지 엠마를 재우고 집안 정리를 함께 한다. 아빠는 다림질을 하고 엄마는 부엌을 치우며 가사일을 나눠서 한다. 선진국답게 부부가 함께 가사일을 하는 모습이 참 부럽다. 또 매일 밤 아빠가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모습도 부럽다. 우리나라도 아빠가 양육과 가사에 참여도가 늘기는 하지만 아직 까지는 엄마의 몫으로 많이 남아있기에 솔직히 우리 집과 많이 대조되어 계속 부러운 눈길로 읽게 된다.
엠마는 자고 싶지 않아서 혼자라서 잘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소파에서 TV를 시청하는 엄마아빠 옆에 몰래 잠을 자게 된다.
아침엔 깨워도 더 자고 싶어하는 엠마! 정말 우리 아이들 같아서 보면서 똑같다! 어쩜 이렇게 똑같니! 감탄하며 본 책이다.
우리는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잔다. 가끔 아이만 재우려고 하면 자꾸 부르며 같이 자려고 한다. 엠마와 똑같지 않은가?
다행히도 우리 아이는 낮잠을 안 자서 불을 끄면 곧바로 잔다. 그렇지만 거실을 장난감으로 어지럽히고 자기만 컴퓨터를 못 보게 하면 엠마처럼 강한 항의도 한다. 엠마와 울 아이의 나이가 비슷하고 같은 여자아이라 엠마의 모습 속에 딸의 모습이 많이 겹쳐 보인다. 비슷한 연령의 아동들의 심리는 세계 어디나 비슷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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