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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프랭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란 책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죽지않고 끝까지 생존했던 저자는 날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으면서 사랑했던 아내와 나눴던 일상을 떠올리며 기억속에서 아내와 상호 작용을 이어가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꿈과 삶의 의미를 얻는 건 어떤 책속의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속의 상호관계속에서 가능하다. 아이의 최초의 관계가 바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일 것이다. 부모의 양육 교육은 그래서 대단히 중요하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기를 수 있을까?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이번에 집어들은 책은 종교학과의 교수가 쓴 자녀교육에 관한 이야기이다.
p 19
[우리 자녀가 몸과 마음, 정신 모든 면에서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근원적인 밑바탕은 어떤 것일까요?]
저자는 5가지 범주를 두고 그 범주에 해당하는 자녀와 함께 하기에 대한 경험과 즐거움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한테 무엇인가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도 분명 나름대로 아이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아이한테 무엇인가 기대하고 준비했던 일회적인 이벤트로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언제나 일상에서 내가 배우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들을 아이들은 곧바로 모방해서 놀란 적이 많다. 나의 잔소리는 한귀로 흘려듣고 내 뒷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배우며 성장한다.
이 책은 집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삶을 아이들과 경험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각 장마다 저자의 철학적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자녀와 함께 생각하는 세상의 주제부분이 있어서 행복, 부와재물, 사랑고통 죽음 등 살면서 가질 수 있는 철학적 물음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책에 제시된 방법은 대단히 특별할 것도 없다. 이 중에 몇 가지는 나도 해본 것 들이 꽤 많았다. 차이가 있다면 나 혼자 아이를 기쁘게 하기 위해 했거나 몇 가지는 남들이 하기에 별 의식 없이 따라한 점이다.
사랑을 아는 아이로 키우기에선 엄마 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방문해 보고 엄마 아빠가 데이트하던 곳을 아이와 함께 가보면서 자신의 근원인 엄마 아빠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해서 만났고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를 장소를 통해 함께 공유한다. 참 좋은 방법이다.
또 자녀의 성장 기록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기록해보면서 소통을 하고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기록을 직접 작성해 봄으로써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기록하고 정리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아이들 작품들은 보관했는데 성장기록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는데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아는 아이에선 능동적이고 스스로 찾아서 사고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내가 미처 생각해 볼 수 없었던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기뻤다.
아빠, 엄마가 일하는 곳을 방문하여 엄마 아빠가 가정 경제에 어떻게 보탬이 되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접하게 한다.
과거에는 일터와 가정이 한곳이거나 가까이 있어서 아이들은 부모의 삶을 자연스럽게 학습하지 않아도 배웠다. 지금은 일터와 가정이 철저하게 분리되어있다. 특히 직장이 폐쇄적인 곳이라면 방문 허락이 까다롭고 특별한 때가 아니면 방문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자기 사업장을 가진 사람들이 참 부럽다. 마음만 먹으면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가정외의 엄마아빠의 일하는 모습은 아이들한텐 그자체가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나이가 있는 아이들은 일터에서 일하는 부모를 통해 가정에 조금 소홀해도 이해할 수 있는 마음도 생기리라.
국제화와 다문화가정이 늘어나서 외국어의 중요성이 다른 때 보다 커졌다. 어릴때부터 영어조기교육을 시키고 모두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외국 문화원 탐방을 통해 외국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아이와 해볼 수 있다. 연간 가까운 문화원부터 정해서 아이들과 나들이도 가면서 외국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면 언어를 배우는 동기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을 아는 아이에선 정서적인 깊이와 안정감을 지닌 인성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가족간의 명상시간을 제안한다. 서구 초등학교에선 실제 수업에 명상수업이 있어서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며 안정시킨다. 집에서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거나 주변을 어둡게 하고 촛불을 킨 후 함께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은 방법이 대단히 어렵지 않고 부모가 약간의 관심만 가지면 충분히 집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였다. 방법을 제시할 때도 부모의 강압적인 부분을 지양하고 아이들과 함께 조정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출 것을 권유한다. 이런 일련의 방법들은 가족끼리 서로 공통된 접점을 만들어서 원활한 소통을 위한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삶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삶에 의미를 갖고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길 바란다.
이 책은 내용이 다 좋은데 인쇄상태가 좋지 않아 지워진 글자들이 너무 많아서 별 한개를 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