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 공자에서 모택동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
김영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현자들의 평생공부법
 

한 기업체의 마케팅 문구였던 ‘디지탈 유목민’이 오늘 현대인을 대변한다.

각종 전자제품을 소모하면서 시간의 효율이 더욱더 중요해진 현대인은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학습을 해야만 현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고 변화에 앞장설 수 있다.

도서관을 가면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모두 공부를 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입시와 출세를 위해 공부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가 되니 공부법이 중요해졌다. 나 역시 이 책이 나왔을 때 눈여겨봤었다.

 

저자는 중국 현자들의 삶의 궤적을 그의 독서 공부법을 통해서 흔적을 찾는다.

[현자들의 독서법]의 서문에서 저자는 현자들의 공부법의 특징과 공통점을 8가지로 뽑아서 정리해놓았다. 또한 책과 독서에 관련된 다양한 고사성어를 배울 수 있고 그 유래도 함께 알 수 있다. 책 말미에는 이 책에서 나오는 고사성어와 유래를 부록으로 따로 정리되있어서

찾아보기 쉽다.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현자들의 공부법은 여러 현자들의 공부법이 소개되는데 내용이 참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귀곡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귀곡서당을 만들어 후학을 양성한 사람인데 귀곡자가 배출한 제자들의 탁월한 공부와 업적을 보면 귀곡자가 어떤 분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소진의 공부법 중 특히 [음부]라는 책을 공부한 방식은 독한 고시생의 고시 수험기를 보는 듯하다. 졸음이 오면 허벅지를 송곳으로 찌르고 대들보에 머리를 매달았다는 자못 엽기적인 공부법은 소진이 최초가 아닐까 생각된다.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등장하는 장면이라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전국시대에 이미 이렇게 공부한 사람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나라 개국공신 장량의 일화는 무협지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성장스토리 같아서 자못 흥미로웠다. 의문의 노인과의 만남은 꾸며진 이야기 같기도 하다.

이사의 ‘출세 지상 공부편’에선 이상의 전체적인 삶을 조망하면서도 사마천의 비판도 함께 수록되어있다.

공부를 지독하게 한다고 해서 모두 현자가 되는 건 아니다. 만일 모두다 공부를 해서 현자가 된다면 우리나라 고시출신 정치인들은 위대한 지도자가 됐을 것이다.

출세지향적인 공부가 왜 나쁜가? 우리 모두는 출세나 좋은 직업을 위해 공부한다. 그것 자체는 뭐라고 할 수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사’의 최후의 말로가 좋지 않음은 그의 죄업도 무시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출세를 위해 공부했고 출세이후에는 꾸준히 공부했을 것 같지 않다. 단지 자신의 부귀영화를 오래 누리기 위한 권모술수만을 배웠으리라 추측할 따름이다. 그의 뜻이 비천하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공부 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선 이처럼 현자뿐 아니라 천박한 지식인의 공부법을 함께 보여줌으로서 독자에게 경고도 잊지 않는다.

두 번째 인상적인 현자는 제갈량이다.

유비가 세 번을 찾아가서 설득하여 재상이 된 최고의 두뇌 전략가 제갈량.

이 책에서의 제갈량의 독서법은 ‘관기대략’ 즉 대략만 보는 방법인데 오늘날로 말하면 속독법이나 포토포커스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떤 책에도 나오지만 책을 훑는 식인데 그렇게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총명한 머리를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단지 궁금한 점은 꿈과 포부가 컸던 그가 어떻게 농사를 지으며 은둔생활을 했는지 참 의아하다. 미래를 내다보는 힘이 있어서 적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일까?

주희와 공자의 공부법은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성찰하는 방법도 비슷하고 두분 다 공부를 대하는 자세가 지독하고 치밀해서 숨이 막히고 공부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해야하는 걸까? 그렇지만 공부란 정말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에서 의외의 인물은 모택동이었다. 개인적으로 모택동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의 공부법을 보고 사실 놀랐다. 바쁜 정치인이 책을 놓지 않고 읽은 것도 놀랍고 그렇게 독서를 깊이한 사람이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책을 불태우고 지식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많은 사람을 죽이다니 놀랄 따름이다. 역사책이나 사상서등만 읽어서 그런 것일까?

내 공부법을 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현자(학자)들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현자들은 오늘날로 보면 공부의 달인들이다. 공부를 좋아해서 한 사람들이다.

내 공부법은 항우처럼 조금 맛보면 그것으로 만족한 방법이 아니었던가 싶다. 깊에 파고 또 파는 공부법이 아니었다. 얇게 대충하여 결과가 없는 게 아닐까 반성한다. 그런 나의 독서법이 운동이나 무엇을 배우는데도 그대로 적용되는 듯하다. 무엇인가 새로 배우고 싶은 아이한테는 끝까지 배워야지 중도에 그만두지 말라고 하면서도 정작 나는 중도에 그만둔 게 너무 많았다. 전공으로 할 것도 아닌데 하면서 기초만 배우고 그게 전분인양해서 시간이 지나면 취미도 뭣도 아닌 겉핥기식이었다.

맹자, 사마천, 주자등 위인들을 보니 부모가 교육의 중요함을 이미 알아서 자식의 학문에 힘씀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런 현자들은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였고 주희는 조기교육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맹모삼천지교로 유명한 맹자의 어머니의 높은 교육열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만은 단기지교의 일화를 보니 어머니가 아주 엄격한 분이고 예외가 없는 분임을 알 수 있었다.

단순 훈계가 아닌 모습에서 좋은 부모가 어떤 분인지 자식은 부모의 말이 아닌 뒷모습을 보고 배움을 알 수 있었다.

맹자의 성격으로 보아서 한 번 수업을 빼먹었다고 소홀히 할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어머니덕분에 대가가 된 게 아닐까?

[현자들의 평생공부법]을 통해서 책을 통한 공부가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지와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공부와 삶이 일치되도록 노력하고 국가와 국민들에게 도움이되기를 바랐던 옛 성현의 가르침은 개인의 성취만을 강조하는 현대인들의 공부자세와 대조된다.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공부는 참 어려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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