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 삶의 교양이 되는 10가지 철학 수업
필립 휘블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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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___토끼를 따라가라

필립 휘블 지음

 

미로 같은 숲을 들어가는 하얀 토끼 표지가 돋보이는 책이다.

앨리스가 토끼를 쫓아 굴에 떨어지고 이상한 나라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듯 우리는 하얀 토끼를 따라 철학 여행을 떠나게 된다. 우리들에게 친근한 소재인 소설, 유명 영화인의 어록, 영화와 경제학, 심리학, 실용서에 자주 등장하는 뇌신경학분야나 심리학 분야의 실험이나 연구들의 사례들처럼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일반 독자들도 철학의 문턱을 비교적 쉽게 넘어가도록 돕는다.

감정이란 무엇인가? 믿음이란? 인간에게 있어 언어와 말을 인간에게 의지의 자유와 행동의 자유가 있는가? 진리란? 마지막 죽음파트에서 죽음과 불멸 삶의 의미로 이어지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의 3단계 가설에서 살의 태도에 대한 두가지 쟁점을 제시한다. 하나는 감각과 만족스러움을 강조하는 정황지향성과 수행지향성으로 자신의 삶에서 뭔가를 만들어 내고 창조하며 유용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오늘날에 누가 일을 신의 은총의 현현으로 생각하고 덕을 닦는 고행으로만 받아들일까? 정황성과 수행성 모두를 추구하려고 한다.

인상적인 문장

민주주의와 동등한 권리는 대부분의 종교에는 낯선 개념이다. 신이 없으면 도덕도 없다라는 말에 대한 공공연한 반론으로는 그저 단순한 사실을 제시하면 된다. 수많은 무신론자들이 정직하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 삶을 산다. 이들은 신앙심이 있는 사람들과 구분되지 않는다. 오늘날 유럽인들은 유럽 대륙의 인간 역사상 가장 도덕적이고 민주적인 규범에 따라 살아가는 동시에 가장 많은 수의 무신론자들로 구성된다. 146쪽 인용

 

보수적인 정치인들이 토크쇼에서 서구적인 가치는 기독교에서 유래했으며 우리사회가 신에 대한 믿음 없이는 무정하고 (중략) 무질서에 빠지게 될 것이란 주장에 대해 반박한다.

200여년의 자유민주주의 역사와 하이테크 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미국인 절반이 창조론을 믿는 기독교의 나라인데 어떻게 평등과 같은 인권과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양립했을까?

또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헌법으로 형식적으론 보장하고는 있지만 국가를 위협한다고 느끼면 티베트 불교인들을 탄압하듯 국가권력으로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대다수 국민이 종교가 없는 유일한 나라처럼 보이는데 중국은 알다시피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아니다.

저자는 무신론자이고 무신론자가 많은 독일 사회가 민주적인 규범에 따라 인권적 가치를 실현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회도 있다. 고위 성직자들의 부패와 종교원리주의자들의 과격한 반인권행동과 폭력에도 그리고 저자가 논리적으로 신 없는 덕을 실현하는 여러 사례와 인권이 종교를 대치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의 신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종교인들은 듣기 싫겠지만 나 역시 가장 성공한 기업은 종교사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국가가 부과하는 세금엔 저항이 크지만 신실한 종교인들은 기꺼이 자기 호주머니에서 자발적으로 헌납하고 종교인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감상

출생은 독일인인데 미국에서 공부해서 미국 학문의 사상가나 연구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분야뿐만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신경과학분야의 사상가들의 연구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입문서라서 두루 넓게 다루고 있으며 한 주제의 정리가 내 입장에선 모호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접했던 일반적인 철학서보다는 좀 더 대중적 정서에 부합하는 친근한 장치들과 철학자들만 공유하는 전문용어는 필요할 때만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어 내용의 흐름을 쫓아가기 수월하고 일반 철학서보다 재미있다. 분석철학자인 저자는 글에 보이지 않는 유머를 숨겨둔다고 하는데 눈에 띄게 유머를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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