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 올리버
안네 소피 알레르만 지음,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그림, 김상미 옮김 / 베틀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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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 올리버

안네 소피 알레르만 글/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그림

다 읽고 그림책 표지를 앞뒤로 다시 보게 하는 그림책!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은 남매 셋이 해변가에서 재미있게 논다.

이름이나 외모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여아 1명 남아2명으로 생각하게 된다.

다이빙을 하다 수영복 팬티가 벗겨져 신체가 노출된 올리버. 그러나 지켜보던 오데트나 오토는 아무일 아니라는 듯 웃고 형제들의 웃음은 올리버의 부끄럼을 사라지게 한다.

반전은 부모님이 자녀들의 이름을 호명할 때 나온다. 아이들은 어떤 이름으로 호명하든 올리버를 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리며 그대로 받아들인다.

감상

아빠와의 마지막 대화는 반전의 효과를 준다. 가족들에게 읽어줬는데 남편과 중3 큰딸이 뭐지? 당혹해 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어린 나이에 자신의 정체성을 고집하는 부분이 낯설기 때문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가볍게도 지나갈 수 있다.

어릴 때는 핑크공주스타일을 고집해서 치마와 구두 외엔 거부하다 초등 고학년에 들어가면 무채색과 중성적인 옷을 사랑하는 아이로 스타일이 변하기도 한다.

유명 영화배우의 딸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어릴 때 선택해서 계속 선택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고 변화하기 때문에 아이가 자신을 올리버로 생각한다고 무겁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의 표지의 의미를 뚜렷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아이들과 부모 모두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아이로서 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다.

성별에 따라 부르는 이름들의 관습은 많이 깨져서 이름만으론 성별을 단정짓기는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엔 톰보이 같은 여성도 많고 스타일이 여성스런 남성도 많아서 외양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져 간다. 특히 Z세대 아이들은 성별 장벽에 대한 편견이 거의 없다고 한다. 패션, 디자이너, 예술인, 유명영화인들, 가수들 세계에선 성별장벽이 이미 깨졌으며 그런 문화인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다.

형제와 가족처럼 이웃들이나 상점직원, 학교 선생님, 친구들이 성별을 구분하지 말고 한 아이로서 받아주면 별 무리가 없는데 인터넷 쇼핑몰이나 일반 상점에는 아동별 성별에 따라 옷들을 구별해서 팔고 있다. 문화적으로 상업적인 표식이 있어 실질적인 구별이 생겨 의식적으로 노력하기엔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현실에 일정 연령이 되면 화장실이나 대중목욕탕, 수영장의 탈의실과 샤워실도 성별로 구별된다. 그것 자체는 차별이 아닌 성별에 따른 차이인데 그런 차이에서 오는 구별이 실제적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자신의 정체성을 선택한 아이가 원하는 공간을 이용하지 못하면 차별로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공간에 들어왔을 때 정작 자신은 편해도 보편적 규범의 가치를 가진 일반 사람들은 놀랄 수도 있지 않을까?

자신이 선택한 정체성 대로 존중해준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공간이 구별되어 있는데 그럼 제3의 공간을 또 만들어야 할까? 제3, 제4의 공간들이 생겨나는 것이 존중일까?

숙대 법대에 합격했던 스스로 여성으로 자신의 성별을 규정했던 단 한 명의 트렌스젠더조차 거부했던 숙대 여학우들 집단 거부사건으로 결국 대학교를 포기해야만 했을 때 이 땅의 올리비아와 올리버들에 대한 존중은 아직은 시기상조처럼 보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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