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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매트릭스 - 지구의 모든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을 위하여
로버트 마이클 파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5월
평점 :
네이처 매트릭스
로버트 마이클 파일
자연철학자, 생물학자, 작가이며 나비 연구와 보존생태학 분야에서 기여도가 크다고 지은이 소개에 나와 있다. 한국의 최재천박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저자가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사안들_자연과 생태 그리고 인간과의 삶에 관한 14편의 생태에세이다. 나를 포함해 교통과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시골에서 불편을 감수하며 사는 것은 주저하지만 나무, 흙, 산에서 사는 동물들을 접촉하고 싶어한다. 심지어 길숲에서 우연하게 뱀이나 평소에 보기 힘든 곤충을 만나 때의 놀라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저자의 글 중에 몇 가지 인상깊은 내용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어리시절 일상에서 자연을 접했던 경험은 훗날 자연관련 분야에 종사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저자의 특별한 공간은 잘 관리된 공원이 아닌 수수한 장소인 인공 운하였다. 큰 나무와 수풀, 덤불, 숲이 우거진 작은 골짜기 혹은 움푹 꺼진 곳, 공원, 들판 이런 곳을 저자는 빈터라고 부르는데 그런 곳은 사람이 특별하게 관리하지 않아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었으며 그 곳에서 친구들과 요새를 짓고 옥수수를 서리하는 시골 생활을 누릴 수 있었으며 야구공만한 우박을 동반한 무시무시한 폭풍을 만났을 때 속이 빈 커다란 미루나무는 안전한 대피소이기도 했다.
밖으로 직접나가 자연을 접촉한 어린 시절 자연과의 깊은 유대감이 장소를 보존하고 자연을 지키려는 감성과 행동력으로 이어진다. 그런 빈터가 사라져 경험하지 못하고 집, 학교, 쇼핑몰, 온라인 세상만을 접촉하는 아이들에게 자연요소와 친밀해질 경험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 멸종으로 표현한다. 자연과 분리된 경험 멸종은 자연과 환경, 다양한 생명종의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보지 않으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속담은 사람뿐 아니라 다른 생명까지 포함된다.
유년기의 경험멸종이 가져올 정서결핍의 문제점과 현대의 교육의 문제점까지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국립공원의 지킴이 겸 자연학자로 일하던 젊은 시절 공원을 훼손하는 방문객들을 보며 자연을 보호하는 파크 패스 시험 예신 문항은 인상적이며 국립공원의 보호 정책과 모순되는 문제점들을 전문가답게 조목조목 비판한 점이 인상 깊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현재 탄소중립정책의 일환으로 산림청에서 30억그루나무를 심기위해 30년밖에 안된 어린 나무들을 바리깡으로 머리를 휑하게 밀 듯 베어 훼손한 사건이 쟁점화되어 환경전문가와 산림청이 반론과 재반론을 주고받고 있는데
드론으로 찍은 대머리 산을 보면 상식적인 보통의 눈으로 봐도 산림청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MB의 사대강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던 현정부가 그린 뉴딜이란 워싱으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분노가 치솟는다. 망가진 하천은 흐르게만 하면 시간이 지나 스스로 복원하지만 산은 나무가 자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흙의 유실과 가뭄, 산사태의 문제점, 터전을 잃어버린 많은 생명체를 고려하지 않은 산림청 직원들이 무지해서 벌목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자연과학자란 전문영역을 뛰어넘어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작가와 문학작품에서 자연을 발견하여 끄집어 내는 능력이 탁월해서 문학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저자의 책에 흠뻑 매료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