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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평점 :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전의 우리말 문자가 없던 조상들은 언어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했는데 12세기 송나라 손목이 고려 사람들의 발음을 가차하여 기록한 백과서인 <계림유사>에서 알 수 있다. 한글과 같은 문자는 없었지만 한글과 비슷한
소리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역사책에서도 배웠던 중국<한서> 지리지에 고조선의 8조금법엔 법조문이 이미 존재하였기에 고유
언어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책은 언어편, 민속편 역사편, 식물과 지명, 교훈편 5편으로 그룹화하여 우리 국어의 어원과 유래를 알려준다. 매 장의 내용이 상관관계가 없어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읽어 나가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저자의
어린시절이나 교사재직 중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와 함께 조상들의 삶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고사성어와 관련된 유래를 살펴보기도 한다.
한동안, 시간이 상당히 흘렸음을 의미하는 한참이란 역말을 갈아타던 두 역사 차이의 거리를 일컫던 말로 30리 즉 세시간정도를 나타낸다. 삼천리 금수강산에서 우리나라의 길이가
진자 삼천리일까? 거리를 리로 환산하면 2945리로 어림잡아
삼천리이다.
저자는
우리말 유래나 어원뿐 아니라 다양한 한글 표현이 있음에도 한자인 완전을 함부로 쓰는 점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지적하기도 한다. 다양한 표현을 제치고 하나의 표현만 대표되는 것도 다채로운 말의 결을 살릴 수 없는 부분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마파람의
게 눈감추듯의 속담의 유래에선 마파람의 어원의 여러 설 중에 음운과 의미 변화과정에 부합하는 단어들을 찾아서 그 근거들을 설명하고 있으며 게눈에서
한국 게의 종류가 180여 종이나 됨을 알 수 있었다. 180여
종 중에 칠게는 칠칠하게 많고 흔해서 칠게라고 하는데 서남 해안의 넓은 진갯벌에 서식하며 성냥골 같은 작은 눈을 곧추세우고 먹이 활동을 하다가
위험한 상황에서 재빠르게 두 둔을 감추고 게구멍을 찾아 숨는다고 한다. 속담에 대한 저자의 유추가 매우
합리적이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람쥐의 먹이인 도토리의 단어 도토가 돼지란 뜻이며 돼지가 잘 먹는 열매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된다.
돼지는
잡식성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축화해서 잡식화된 것이고 사실 열매나 채식을 하며 그 중에 도토리는 돼지가 즐겨먹는 뜻을 내포하는 15세기 <향약구급방>이란
문헌에 저의율로 기록되어 있다. 저의율을 풀이하면 돼지저+ 어조사의+ 밤율이고 15세기의 문자로 돼지를 돝이라고 하였고
저이율을
우리말로 표기할 때 도토밤, 도톨왐이라 하였는데 접미사 이가 붙어 돝+알+이> 도탈이>도톨이>도토리의 변화 과정을 거쳤다.
그
당시 조상들의 삶의 방식과 언어의 변화과정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말의 원뜻을 배울 수 있다.
감상
내가 사용하는 말들의 원뜻과 전혀 다르게 알고 사용하거나 의미가 달라진 말들이 많아 놀라웠다. 지금 사용하는 언어들은 이전 조상들이 사용하던 언어와는 많이 다르다. 새로운
언어들도 사용하고 영어와 혼합된 국적불명의 신조어들도 많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엔 조상이 사용해왔던 삶의 흔적이 담겨있으며 조상이 살던 시대와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언어의 어원과 유래를 통해 조상의 삶의 방식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조상을 만날 수는 없지만 조상과의 소통 역시 언어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