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 비울수록 아름다운 밀리카의 집 스타일리시 리빙 Stylish Living 23
밀리카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밀리카 지음

따뜻하고 여백이 가득한 가벼운 집

모델하우스처럼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집은 아닌데 최소한의 물품과 여백이 가득하지만 따듯한 느낌이 가득한 집이다. 저자는 신혼집에 입주하면서 20평대의 구축 아파트의 공간 활용을 위해 가구들을 주문제작 하였는데 벽과 가구의 컬러를 통일시키고 가구는 최대한 단순하게 디자인하였다. 침대와 현관 벤치 수납장은 무늬목으로 따뜻한 나무 질감으로 선택하여 매우 심플함에도 햇살이 들어오는 침실과 거실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화분의 개수도 과하지 않고 전신거울에 나무를 비치게 하여 액자와 같은 인테리어 효과까지 고려한다.

비우기 노하우

나는 책과 문구류, 아이들 교구들(보드게임)및 장난감을 버리지 못하고 많이 가지고 있고 화장품이나 옷, 신발에 별관심이 없어 의류가 많지는 않다. 품목별로 비우는 방법이 내게 필요하다.

보통 한 공간에서 비우고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데 해당 공간에서 담판을 짓는 행동도 인상적이다. 또 개인적으로 성격이 급한편이라 확연하게 결과가 보여야 성취도가 커지는 타입인데 이런 성격은 큰 가구 같은 사이즈가 있는 물건을 비우라고 조언한다.

“비울 옷을 찾지 말고, 입는 옷을 찾으면 어떨까?”

 

편집의 미적 감수성과 사유의 조화로움

비움에 관한 책은 사진만 가득하거나 혹은 작은 사진으로 잘 보이지 않거나 두께가 얇아 아쉬움이 많은데 이 책은 동선별 공간과 물건들을 큰 화면으로 담으면서 화면이 답답하지 않고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화보 같은 사진이 많다. 엄마의 잔소리와 행거를 가득 채운 엄마의 옷 선물은 저자의 삶의 지향과는 다르지만 엄마의 선물을 감사히 받는 애정의 마음이 전달된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다 자연스럽게 제로웨이스트로 확장된 방식도 건강하고 균형 잡힌 개인의 삶에서 공공영역으로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인상깊다. 환경영화나 책을 보고 급진적인 환경주의자가 되더라도 몸에 베인 소비습관을 벗어내지 않고는 몸은 그대로인 채 머리로만 생각하는 관념적 환경운동가다 된다. 모르는 물건이 없고 불필요한 물건이 없으며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집을 사랑하고 가꾸는 마음이 지구 환경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확장된 방식은 미역숲바다에서 우연하게 마주친 암컷 문어와의 유대를 통해 미역숲바다를 보호하게 된 [나의 문어선생님]의 감독이 떠오른다. 이데올로기가 아닌 공감대가 형성된 유대 관계가 사랑으로 발전하고 그 사랑의 토대가 더 높은 차원의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인상적인 문장

미니멀 라이프의 균열이 사소한 물건의 방치로 시작되는 것처럼, 일상의 리듬도 사소한 행동으로 무너질 수 있기에 제 나름의 선을 지키려고 합니다.

때로는 나 자신과도 적절한 거리감을 두고 살펴야 내 마음이 잘 보일때가 있습니다. 내게 있어 미니멀 라이프는 다정한 거리감을 가르쳐준 고마운 여백입니다. 137쪽

나중이 아닌 지금 필요한 물건만 산다 143쪽

감상

미니멀하면서 미적감각까지 고려한 지인의 집이나 저자의 집을 보니 우리집에 물건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니멀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때 그때 비운다. 아이가 보지 않는 책이나 의류를 바로 기부하고 불필요해진 가구들도 바로 비운다.

 이사 와서 2년도 안된 집인데 어느새 물건이 차고 밖으로 나와 있어 어수선하다.

그동안 욕심을 부려 가짓수만 늘리고 관리는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살림도구들을 비우고 관리하며 살아야 겠다. 미니멀 라이프의 노하우도 좋지만 철학적 사유가 문장 곳곳에 느껴져서 계속 읽게 되는 책이다. 물건의 수를 얼마나 덜어냈는지에만 집착하면 진정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다.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양질의 삶, 살림을 주부의 덫으로 생각하지 않고 작더라도 지속할 수 있는 자신만의 삶의 리듬을 찾아 나가는 일이야 말로 진정 미니멀 라이프라는 저자의 사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