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에도 지지 않고 ㅣ 시 그림이 되다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월
평점 :
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지와 겐지 글 곽수진 그림 |
상영후 1주일만에 내려진 부도리의 꿈이란 만화영화에서 이 시를 처음 접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달리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해서 어린 딸과 몸을 꼬며 끝나기만을 기다다렸던 영화다. 영화는 지루했지만 시는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원작은 미야자와 겐지의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이며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부도리의 꿈엔 미야자와 겐지 저자 자신의 삶과 철학이 반영된 책이다.
원문시와 번역시를 함께 볼 수 있다
본문 뒤에는 한페이지엔 일본어로 다른 시엔 한국어로 전문을 실어 놓아서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들은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을 비교해서 음미해볼 수 있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낭독할 수 있는 시
그림작가의 현대적인 일상적 그림과 시에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을 담아내고 있어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틈과 녹색의 안정감으로 메마른 마음을 정서적으로 적신다.
감상
혹독한 날씨에 지지 않고 튼튼한 몸과 욕심 없는 마음으로 자신을 절제하는 사람만이 동서남북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 시를 읽으면 마음을 닦는 구도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모든 일에 내 잇속을 따지지 않고 사방의 어려운 사람들이 있음 달려가 도와주고
모두에게 바보라 불려도, 칭찬에도 미움에도 휘둘리지 않는 그런 사람(41쪽)란 어떤 사람인가?
중생을 구제하고자 한 부처가 떠오르지 않는가?
누구보다 단단하고 강인하지만 이타적인 인간상을 노래하고 꿈꾼 미야자와 겐지의 시가 21세기 독자들에게 강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시대가 바뀌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져도 아프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으며 기술이 발전해서 사람들의 노동을 대신할수록 사람에 대한 이해의 거리가 점차 줄어드는 역설을 마주한다.
미야자와겐지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엔 그릇이 너무 부족하지만 시를 읽으면서 일부라도 닮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