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집
티보 라싸 지음, 이경혜 옮김 / 원더박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모두를 위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집에 담다

우리가 선호하는 아파트는 네모형태다신도시를 가면 이 책의 주인공 건축가 위젠느가

좋아했을 질서 정연한 반듯한 네모의 건물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이 책엔 다양하고 구불하며 제각각인 건축들을 밀어내고 질서 정연한 직각의 주택들로 만들고 싶어하는 세상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서 짜증내는 건축가 위젠느를 만나게 된다.

위젠느의 건축공간에 대한 가치가 달라지는 작은 계기를 만난다그를 변화시킨 것은 바람에 쓰러진 아름다운 한 그루의 나무였다위젠느가 짓고 있는 건물에 걸쳐진 한그루의 나무.

그 나무를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그 나무를 베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나무에서 쉬는 새나무주변에 살아가는 곤충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해 확장된다.

모든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건축을 고민하다 결국 이전에는 본적도 없는 장난스런 건축물이 되었지만 결국 사람들과 동물들이 이 괴상한 건물들에 빠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예술가의 영감으로 만든 그림책

그림책의 저자 티보 라싸는 건축 전공자이며 일러스트와 그림책 분야에 그림을 그린다.

이번 작품은 건축전공한 예술가 고든 마타-클락의 월뿔 교차란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고든 마타-클락은 집을 절단하거나 허물어질 건축물에 공간을 뚫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개념미술가이다그의 작품을 보고 떠오른 영감의 결과물은 저자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전혀 그 접점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작품을 가져다 쓰는 것과 영감을 통한 창조적 표현물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유튜브 고든마타클락의 conical intersect  캡쳐

 티보 라싸의 모두를 위한 집_그림책 에서

감상

부동산 가격으로 들썩들썩 시끄러운데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낡은 동네를 밀고 크고 넓은 네모나게 잘 정비된 아파트단지내에 살고 싶어한다특정 주민들만 높은 주거비용을 주고 들어간 단지내엔 스포츠센터그들만의 정원놀이터가 가득하다그린벨트를 밀어내고 그곳에 네모난 질서 졍연한 집이 지어지길 바라는 첫번째 이유는 자산증대의 기대치고 둘째는 밀어버리고 새로 지어진 질서 정연한 공간에 대한 만족도일 것이다사람들의 주거공간의 확장은 다른 생명체들의 보금자리 위협과 소멸로 이어진다.  

건축물과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물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의 창조적 영감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배려하자는 생각이 배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물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하는 관계 맺는 방식에서 배려가 나온다.

건축에 대한 기존 가치와 공간 개념만을 고수했다면 자신보다 더 오래 살아온 나무를 건축에 방해되는 처분가능한 대상으로 처리했을 것이다배타적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아닌 공존하는 방식엔 새로운 구조와 조형에 대한 개념들이 필요하며 그런 원동력은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보금자리를 지켜주려는 마음이 모든 생명체에 미쳐 확장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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