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속이는 말들 - 낡은 말 속에는 잘못된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박홍순 지음 / 웨일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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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속이는_ 말들

박홍순 지음

 

명화와 함께 배우는 우리를 지배하는 사고방식

우리를 특정한 시선으로 가두고 굴절시키는 말들을 서구 회화와 함께 살펴본다.

18세기 로코코 미술의 대표적인 작품 프랑수아 부셰 <몸단장>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사실일까? 도발적으로 의문을 던진다.

<몸단장>의 어수선한 집 안을 보면서 귀족의 모든 면을 파악할 수 없지만 우리들은 그런 편견을 쉽게 가지며 우리들의 편견을 활용하여 정치적인 여론형성의 사례를 든다.

그러나 우리는 한 면을 과대평가해서 그 사람 전체를 평가하는 실수를 종종한다.

고 박원순시장의 미투 사건이 충격으로 와 닿는 것도 한 사람의 성적 욕구와 신념을 구분하지 못해서는 아닐까? 여성인권변호사와 진보적인 정치인사란 타이틀이 고 박원순 시장의 사건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듯하다. 물론 성희롱사건이란 추문은 정치인이든 개인이든 도덕적인 흠결로 사회적 지탄을 받기 쉽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그 사람이 살아온 전체를 왜곡하거나 그동안 해온 업적으로 이 죄를 축소하거나 덮는 일이 없어야 겠다.

인간은 열을 봐도 하나를 알 수 없음을 한나 아렌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인용해서 인간에 대한 규정을 몇가지로 조건 지울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일상의 작은 행위에서 행복을 찾는 소확행에 대해서, 정치인들을 불신하게 만드는 그놈이 그놈이다, 여성의 모성애처럼 한국 사회의 통념과 현재의 세태를 반영하는 유행하는 말들을 해부하는 시간이다. 예술을 감상할 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위험성은 감각이나 개인의 주관성보다는 주지주의로 흘러 엘리트주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술 주체가 아닌 전문가의 지식을 소비하는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점을 비판한다.

감상

이 책은 대중을 위한 교양서에 가깝다. 인문고전과 미술을 매개로 현대인들을 규정하는 언어와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기제들을 살펴보게 한다. 우리의 행동을 이끌고 제한하는 사고의 집인 언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2020년은 흑백과 진영논리로 무장한 무리들이 인터넷에서 언어로 선점하여 네티즌을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구별하여 침묵시키거나 선택하게끔 하는 언어의 틀을 해체해야 하지 않을까? 이념을 따르는 사람들은 언어를 먼저 선점하여 틀을 만들어 그 틀에 우리들을 가둔다. 성인지 감수성, 적폐, 토착왜구, 우한바이러스, 신천지바이러스, 우한이나 신천지 신도들 역시 피해자인데 증오의 가해자처럼 둔갑시켰다. 그들을 혐오하게 만드는 표현들에 거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시기에 어떤 말들이 범람하여 일상화될 때 그 말들의 의미들을 꼼꼼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책은 통념적인 언어들을 일반화해서 설명하지 않고 몇 가지로 콕 찍어서 어떻게 왜곡시키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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