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식물을 죽이지 않고 잘 가꾸는 모든 것

초록으로 물들다, 나만의 실내 정원
오하나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6월

나만의 실내 정원

오하나 지음

부모님들 세대엔 있는 식물 기르는 능력이 퇴화된 나에게 필요한 책

시댁,친정 부모님들은 텃밭이 없어도 화분, 스티로폼 상자를 이용해서 상추나 배추를 길러 자식들에게 맛보라고 줄만큼 잘 기르신다. 죽어가는 꽃들도 신기하게 부모님에게만 가면 살아난다.

감을 먹고 씨앗을 흙에 버렸는데 감나무가 되는 이야기는 내겐 거의 옛이야기 마술만큼 신기하게 들린다. 여쭤보면 나와 크게 다르게 더 신경써 가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나는 빈화분이 쌓여만 가고 잎들이 웃자라거나 노랗게 시드는 이유는 뭘까? 왜 내게는 가꾸는 능력이 없는 걸까? 아름다운 정원이라 거창한 꿈보다는 내가 기르는 식물과 동거동락하고 싶어 읽은 책이다.

내가 잘 기르지 못한 이유들

분갈이 시점을 놓쳐 화분을 깨지 않으면 식물을 꺼내기 힘들 정도로 방치되거나 분갈이로 살려 낼 수도 있었을 식물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생매장한 경우다.

분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분갈이 후 식물이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경우도 많았다.

흙의 종류와 분갈이방법 시점과 분갈이 주의법 등이 꽤 세세하게 나와 있다.

율마의 향이 너무 좋아 고층에 통풍을 고려하지 않고 데려왔다 노랗게 시들면서 사망하고 나선 통풍에 매우 예민한 식물임을 알고는 아파트 실내에서 절대로 기르지 않는다.

허브들은 실외에선 정말 잘 자라는 식물인데 실내에선 진딧물과 같은 병충해에 취약해서 일조량과 통풍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식물이다.

심지어 대파를 몇 번 길러서 알뜰하게 먹을 요량으로 수경재배하다 나중에 보니 썩어서 흐물흐물 녹았는데 그 이유가 뭔가 했더니 뿌리만 물에 닿게 해야하는데 밑둥까지 물에 닿아 상했던 것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대파 밑동 길러 먹는 과정도 상세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듯하다.

눈도 즐거운 책

꽃이 화려하고 탐스러운 구근꽃, 국화, 레몬밤 같은 허브, 벌레잡이 네펜데스와 같은 식충식물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물의 사진과 정보를 담고 있어 보는 즐거움도 많다.

부모님들이 기르시는 꽃의 종류도 알게 되고 한련화 같은 탐스런 주황꽃도 보게 된다.

기초적인 가드닝 상식부터 재활용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요긴한 책

실내라도 위치, 일조량에 따라 잘 자라는 식물과 그렇지 못한 식물, 식물의 정보와 기르기 정보 및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팁을 사진과 함께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집에 고양이도 길러 캣그라스 재배키트를 매번 구매하는데 재배키트는 계속 키트를 길러야 하는 일회적인 성격이 있어 고양이가 잘 먹는 보리싹, 귀리, 밀싹, 캣그라스와 같은 새싹을 집에서 적은 비용으로 길러보고 싶었는데 일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을 알게 된다.

감상

이 책은 초보자들이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생략하는, 화원에선 잘 가르쳐주지 않는 식물기초에 대한 초보 안내서다.

내가 정말 원한 책이다. 현재는 아무 관리도 필요 없는 모스종류인 스칸디아모스와 비교적 기르기 쉬운 호야 두개의 화분만이 있다. 이 화분들을 번식해서 개수를 늘릴 행복한 꿈을 꾼다. 비실비실 목숨만 부지한 식물이 아닌 튼튼한 식물들을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