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둑 누스토
글 다카바타케 준코/ 그림 다카바타케 준
|
도둑 누스토의
수수께끼
유명한 도둑 누스토는 원하는 물건을 훔치는데 늘 성공한다.
그 나라의 임금이 도둑 누스토에게 자기의 물건을 훔치라고 공개적으로 정면승부를 건 도전장에 가까운 편지를
보내고 누스토는 이 편지를 승낙하고 매우 설레여 한다.
누스토는 괴도루팡처럼 자신이 훔칠 물건에 대해 힌트를 주고 시간을 예고한다.
아이들에게 누스토가 보낸 힌트를 주고 어떤 보물인지 생각해 보라고 해봤다.
동물을 좋아하는 큰 아이는 코끼리 발이라고 하고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둘째는 아이스크림가게, 나는 그림을 뒤집어서 살핀 후 왕관이라고 했다. 임금은 왕관을 쓰니까
왕관을 가져가겠다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보이는 대로 추측해보았다.
관점에 따라
도둑이 말한 보물이 달리 보인다.
임금 역시 도둑누스토의 공개 퀴즈가 담긴 서한을 받고 신이 나서 신하들에게 누스토가 훔치려는 보물이 무엇인지
집단지성의 힘(?)을 빌리기로 한다.
병사, 시녀, 학자, 요리사처럼 임금님의 보물을 관리하는 업무에 따라 누스토가 보낸 힌트를 제각각 달리 보았다. 신하들의 말을 들은 후엔 그렇게 보인다.
임금은 신하들의 의견을 모두 참고해서 엄중하게 감시하라고 했지만 결국 도둑 누스트에게 도둑을 맞는다. 누스트에게 진 임금은 너무도 분해서 누스트의 보물을 훔치겠다는 도전장을 보내면서 끝내 독자들을 궁금하게 한다.
감상.
이 책의 포인트는 도둑이 원하는 보물은 무엇인지 각자 상상해 보면서 누스토가 보낸 힌트가 담긴 동일한
이미지를 왜 사람들마다 달리 보게 될까를 헤아려보는 데 있다.
누스토가 보낸 그림은 패턴처럼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매우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라 구름의 형태처럼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임금은 자신이 진 것을 신하 탓으로 돌리지만
누스토의 그림을 특정 방향으로만 신하들에게 보여주는 실수를 했다. 옆으로도
보고 뒤집어서도 보여줬다면 신하들이 더 좋은 의견을 분명 내놨을 것이다.
누스토는 궁안의 신하들과 접선하거나 혹은 평소 궁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신분이 아니라면 어떻게
임금이 자는 사이에 훔쳐갈 수 있었는지 이 책의 핵심이 아닌 곁가지가 궁금해진다.
도둑의 주소를 알고 있으면서도 임금의 보물을 훔친 도둑을 잡지 않는 것도 엉뚱하다.
임금의 보물을 훔쳐 갔음에도 자신의 신하말만 믿어서 내기에 졌다며 놀이에 심취한 임금이 귀엽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임금이 낸 수수께끼가 몹시 궁금한데 서신을 전달하는 누스토의 반려견이 아닐까? 상상해본다.임금과 누스토의 놀이처럼 아이들과도 같은 방식으로 놀아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