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

플라톤

보편적인 지혜를 추구했던 소크라테스의 논증적인 대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근원적이고 모든 사물에 두루 미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던 소크라테스의 사유와 그 촘촘한 논증적 대화법을 플라톤의 글로 접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 산파술을 철학수업이나 도덕시간에 배웠는데 플라톤이 쓴 4편의 대화를 통해 소크라테스가 무지의 지에 천작하면서 보편적인 미덕과 지혜를 일관적으로 추구하던 삶의 방식와 그의 사상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당시의 아테네 사람들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책

지엽적이지만 기원전 4~5세기 아테네 도시의 정치와 도시사람들의 문화들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기원전 5세기에 서점이 있어 시민들이 책을 사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다. 건장한 기능인의 하루 일당 정도면 책을 살 수 있었지만 정치활동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소피스트들에게 배우려면 현대의 스타강사만큼이나 고액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유명한 소피스트의 경우 건강한 기능인의 하루 일당의 만 배에 해당하는 수업료를 받으니 부유한 상인의 자식이나 귀족들이 아니면 배울 수 없었을 것 같다. 개를 걸고 맹세한다는 표현이나 델포이 신전의 신탁, 아울러스의 울림처럼 자신의 상황을 묘사할 때 신들을 불러서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표현한다. 가장 큰 죄가 신성모독인 만큼 종교가 일상을 지배하던 시대임을 알 수 있다.

4편의 해제가 달려있어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소크라테스의 변명편을 보면 신성모독으로 세 명의 대표자들에게 고발당한 소크라테스의 죄의 무게를 가늠하기 힘들다. 스스로 등에로 여길 만큼 명성이 있는 정치인들에게 무지의 지를 설파하는 소크라테스가 불편할 수는 있지만 사형에 처하게 할 만한 일일까? 변명편에선 법정에 고발당한 이유를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그 당시 아테네의 역사적인 배경의 이해 없이는 변명만으론 알 수 없는데 해제를 통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해제엔 사형에 처해지는 그 당시의 배경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철학사상 및 4편의 대화편에 대한 해설을 간략하게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감상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이 쓴 대화편은 소크라테스의 이름으로 플라톤의 정교한 글솜씨와 플라톤의 사상을 읽어낼 수 있다. 개인적으론 청년들을 타락시켜 사회를 혼란하게 하고 신성을 모독해서 법정으로 끌려가 자신을 변론하는 변명과 크립톤과의 대화보다는 불멸과 영혼에 대한 파이돈과 에로스에 대해 논한 향연이 정말 재미있었으며 매우 논증적이면서 보편적인 앎을 추구하는 사상들을 살펴볼 수 있다. 지혜가 결핍되었기 때문에 알고자 하는 무지의 지와 에로스의 결핍으로 에로스를 추구하며 그 에로스는 아름다움을 연애하는 것이며 지혜는 아름다움이기 때문에 결국 에로스는 지혜를 연애하는 것으로 논증되며 다른이들이 연애의 대상을 생각하여 특정한 연애에 국한하여 설명할 때 소크라테스는 변증법적으로 확장적인 에로스의 개념을 논증한다.

기원전 4~5세기의 도시국가 아테네가 얼마나 번성했는지 책으로 읽으니 그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온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플라톤의 대화 소크라테스편은 아주 오래된 고전이지만 중학교 이상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번역이 매끄럽고 현대인들의 이해를 돕는 주석이 가독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달려있다. 그리스 신화와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역사적 배경을 안다면 내용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