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경제사 - 음식이 만든 인류의 역사
권은중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식 경제사

권은중 지음

사회부와 경제부에서 기자생활은 한 저자는 사회와 경제에 지식이 많을 터이다. 하나에 꽂히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부분은 요리를 직접 해먹으면서 요리에 반해 이탈리아로 유학까지 가게 되며

저자의 사회 경제적 지식은 음식과 결합되면서 특정한 음식이 특정 시기에 특정 국가의 하부구조와 상부구조에 미친 영향이란 틀로 경제사를 풀어낸다.

인간의 역사는 음식의 역사다

세계 문명의 기원인 나라들의 대부분은 쌀을 먹는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문명이 발달했는데 그런 풍부한 동양의 나라들은 노동집약적이며 생산율이 높은 쌀의 특성상 잉여축적이 가능했고 강력한 전제국가가 오랜 시간 출현하는 배경을 낳았다. 아시아의 강력한 전제정치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의 운명을 쌀과 밀로 설명한다. ,노동 집약적이고 단위 생산성이 뛰어난 쌀을 경작하는 사람들은 땅에 집착하여 정착하고 비교적 척박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보리와 밀을 먹는 사람들은 가혹한 식생으로 이주하거나 외부로 나가는 방향성으로 역사를 움직여 물자교역과 중상주의정책 및 나아가 식민지제국주의로 뻗어나가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경제사를 가져왔음을 해박한 지식으로 펼쳐낸다.

우리나라의 젖갈에 해당하는 유럽의 가룸이 아이들 계란후라이에도 뿌려주는 케찹이라고 한다.

토마토 케첩은 생선으로 만든 소스에서 유래했지만 더 들어가보면 서유럽의 서민음식이었던 대표적인 식품 가룸까지 희미하지만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먹거리에 관심 많은 독자가 아니면 좀처럼 알 수 없는 그러나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식품 뒤에는 전세계 지구인의 식량난 해소란 거창한 캐치프레이즈 뒤엔 대부분의 재조합 식품인 콩, 옥수수가 굶주리는 사람들의 음식이 아닌 소들의 음식과 연료로 소비되고 있음을 밝힌다. 대부분의 곡식이 인간의 입이 아닌 가축으로 흘러가고 있는 아이러니!

그리고 국내에선 일부 환경운동가만이 밝히고 있는 유전자 재조합식품의 위험성도 같이 알리고 있다.

감상

대표적인 10가지 음식이 끼친 방대한 영향을 압축해서 하나의 챕터로 설명하고 있어 생략되거나 맥락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비약이 있다.

정말 많은 예가 있지만 종교의 나라 인도에선 소를 천민이 먹는 음식으로 분류한다는 내용은 불친절하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는 소를 숭상하는데 인도에서 소를 먹다니 무슨 말이지?

자연사한 소를 천민계급이 처리하고 먹을 것이 부족한 천민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이유가 생략되어 있다. 또 같은 보리를 먹는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똑같이 척박하고 가난했지만 정치와 공동체의 운명은 정반대였던 이유를 보리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또 공화정이였던 로마가 황제체제로 반동적 쇠퇴의 길로 가는 이유를 이집트 빵창고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워낙 방대한 역사를 대표적인 음식 안에 압축하려고 하니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유래와 특징, 세계나라의 문화까지 읽어나갈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인류가 정착해서 곡식을 기르게 된 이유도 밥보다는 때문이었다고 하니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욕망은 사람과 환경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인간사이의 다른 경제적 선택을 가져왔다.

독재와 탄압으로 점철된 박정희 신드롬이 허상임에도 부모님 세대에게 강력한 힘을 행사했던 이유 역시 오랜 굶주림을 벗어나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주식인 음식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지만 음식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먹는 곡식이 다르면 전혀 다른 경제사와 사회사가 펼쳐진다 13

글로벌화와 표준화로 다양한 먹거리가 규격화되고 전세계로 이동하는 오늘날 비슷한 음식을 먹는 인류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비슷한 음식을 공유하는 현대인들은 비슷한 경제사와 사회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인류에게 더 나은 방향일까? 이 책을 다 읽으면 강한 의문 하나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생선과 푸성귀가 알려준 생명의 진실은 놀라웠다. 그들은 나와 같은 과거를 공유하는 형제이자 같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동지였다. 23

나를 만드는 것이 음식이라면 음식을 공유하는 우리들의 미래는 우리에게 제공하는 양식의 미래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