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인문학 수업 - 인간다움에 대해 아이가 가르쳐준 것들
김희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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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문학 수업

김희진 지음

인문학 책을 늘 곁에 두는 편집 일을 한 저자는 자녀를 기르면서 새롭게 알게 된 기쁨, 어려움 그리고 아이를 기르면서 퇴화되었던 고유의 감각을 생생하게 몸으로 느낌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자녀의 탄생과 수유, 수면독립과 같이 초보자 엄마들이라면 순간의 황홀감과 그 이후에 오는 어려움에 공감할 것이며 일과 자녀 양육 모두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직장맘, 최근 이슈가 된 젠더감수성 문제와 남녀성차, 원가족 특히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 등 한국을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내용들을 저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책이 예쁘고 편집 및 구성이 좋다

살구 빛 바탕과 간결한 일러스트 표지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문장을 각 파트가 끝난 부분에 강조하고 있어 내가 주목했던 구절과 만나면 읽을 때 기쁨이 배가 되며 그 구절을 음미하게 된다.

주변 엄마들과 인문학 공부 때 읽었던 책을 소개하며 충분히 공감할 내용들을 아니라 비판적 관점을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다.

저자에 대한 일부 파트 딴지!

174<사립 유치원과 국가의 양육책임>파트에 딴지를 걸까 말까 고민했다. 왜냐하면서 책 전체로 보면 매우 작은 파트이고 책의 내용은 대체로 좋았기 때문이다.

유아기관은 더 이상 맞벌이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부모들이 이용하는 기관이 아니다.

일부 부모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아이들은 기관을 통해 사회생활을 배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선택한 기관을 최선이라 여기기 때문에 불신보다는 신뢰한다. 오히려 기관에 맡기는 부모들은 기계적 신뢰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한국 유치원 비리사태는 그 동안 원에 보내는 부모의 막연한 불안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한 경우다. 저자의 자녀가 유년기를 이미 다 보냈기에 당사자가 아닌 구경꾼의 입장이라 아쉬웠다.

내게 인상 깊은 구절

돌봄이 둘이 함께 추는 춤즉 상호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양육자와의 동화분리를 통해 스스로를 형성하는 동안, 돌보는 사람도 그에 영향을 받고 변화한다

가운데로 태어나 기계적 균등함에 집착했던 내가 서로 다른 두 아이를 기르면서 기계적으로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 부분이다.

삶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창조하는 것이 더 쉽고, 예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사는 것이 더 쉽다. 예술과 삶은 하나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 안에서 내 통일의 책임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바흐친의 예술과 책임 중257

개인적으로 탸사튜더를 존경하는 이유와 같다. 이 책엔 늦깎이로 시작한 박완서 작가와 윤석남 작가의 사례가 소개된다. 유한부인들이 아닌 양육과 생계까지 책임지면서도 예술성을 꽃피우는 통합적인 삶을 지향한다. 공허하지도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단단하게 살아낼 수 있는 강인함과 내면의 아름다움이 흘러나와 그 아름다움을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공유한다.

감상

책은 가독이 쉽지만 내용이 가볍지 않다. 저자 개인의 이야기로 출발하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라면 공감할 이야기와 만나며 단순히 같은 부모로서의 공감대 확인이 아닌 나와 자녀 그리고 당신과 우리로 확대된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인간은 자신의 일과 자녀양육을 함께 고민하는 주체가 된다. 부모가 되면 자녀의 돌봄과 자녀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책임에서 회피하든, 조력자의 도움을 얻든 말이다.

돌봄을 받았던 사람에서 돌보는 주체가 되면서 타인에 대해 이전보다 확장된 태로도 수용할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가지게 되지만 돌보는 경험만으로 확대되지는 않는다. 경험을 내적으로 성찰하는 깊은 과정들이 필요한데 그런 사유의 과정들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참고한 책들을 따라 읽으며 반복적으로 보게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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