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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바튼 호수의 기적 - 새와 파리, 물고기,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운누르 외쿨스도티르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6월
평점 :
생물학을 전공하고 자연연구소에서 미바튼 새의
개체수 파악하는 일을 돕고 자연연구소 소장인 생물학자와 결혼한다. 저자는 남편과 함께 미바튼 호수와
주변 동식물계를 조사하면서 보고 느낀 자연의 생태신비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섬,
곶, 분화구,용암, 산으로 이루어진 미바튼. 큰 분화구 안에 작은 분화구가 있는
이중분화구는 화성분화구와 비슷해서 화성 분화 연구를 위해 미바튼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다.
첫 도입부는 미바튼 호수의 기원으로 시작해서
저자가 새의 개체수 파악을 위한 기록담당자로 활동했던 경험들을 들려준다. 나무처럼 한 곳에 있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새를 대체 어떻게 세지? 개체수를 정확히 어떻게 파악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새의
개체수 파악은 새의 분포 정도(밀도)를 알아내는 것으로
통계학을 이용해서 파악한다.
미바튼 생태계의 보호는 현존하는 것을 기록할 뿐 아니라 이 삶의 공간이 형성된 이유, 또 그 상태는 어떠한 가를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본문 38쪽
미바튼의 전통적인 문화(제사, 축제,
음식문화, 고기잡이등)도 접하게 되며
북방힌뺨오리의 생애, 곤들매기, 생명의 근원인 물의
미시적세계, 송어의 생태들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예쁜
표지와 삽화
파브르 식물이야기에서도 관찰한 식물들의 삽화가
들어가 있는데 이 책에도 오리, 새, 꽃, 녹조류 마리모 등 눈으로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드러운 수채화의 생물 삽화가 들어 있다.
마리모가 구슬똥?
구슬똥이 뭐지?
귀여운 이름 때문에 궁금했는데 요즘 초등학교 생명과학시간에도 나눠주는 녹조식물 마리모다.
일본 아칸호에 유명한 축구공만한 마리모가 있다면 미바튼엔 오렌지 크기만한 구슬똥이라 불리는 공형태로 자라는 녹조류가 있다. 구슬똥과 비슷한 조류는 아이슬란드의 물솜털로 이름이 “물의
우아” , “돌의 우아”라고 불린다. 생명과학시간에 나눠준 마리모를 몇 달 길렀는데 선명한 초록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죽어버렸다. 정체를 잘 알 수 없는 이 녹조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미바튼 호수와 일본의 아칸호 두 지역 모두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곳이며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란
공통점이 있다.
풍부한 자연의 감성이 가득한 글
저자의 자연을 사랑하는 감성들이 녹아
있다. 지적 호기심만으론 이런 따뜻한 호기심과 애정을 느낄 수가 없다.
19세기 식물, 곤충학자인 파브리의 책이 지금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늘날에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식물 곤충 기록이지만 관찰 대상을 대하는 자세 때문이다. 자연에 대한
사랑과 호기심이 그대로 글쓰기에도 묻어 난다.
서문만 읽어도 영성과 겸손함 그리고 온유함이
느껴진다.
감상
우리를 괴롭히며 수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모기나
먹파리도 생태계 형성 및 유지에 많은 역할을 한다. 풍부한 모기 유충은 미바튼 호수의 오리들이
오리새끼들을 잘 키우기 위해 사투를 하게 하는 이유다.
미바튼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하모니는 우리가 본질적으로 자연속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그 위치는 세상과 연관되어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당이기도 하고, 바로 이곳, 저기 저 산 그리고 내 주변이다 211쪽
저자는 세상과 우리가 연관되어 있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작은 것에서부터 커다란 생명체가 서로 끝없이 순환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그 순환안에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