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엘리트 제국의 몰락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빙상협회의 카르텔과 폭력 및 부패, 한유총의 비리 및 개학연기투쟁, 삼성의 후계자 승계를 위한 불법 및 정치인과의 유착, 페이퍼 컴퍼니에 조세회피, 연애인들 조세탈루 및 회피 등은 혀를 내둘게 한다. 재계순위가 한참 아래인 중견기업인 오뚜기 상속세가 삼성 상속세보다 높아 모범기업이 되는 한국 사회다. 기업들은 협회와 정치인들을 만나 법인세를 인하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거나 엘리트 장학생을 키워 사법계, 정치계에 진출했을 때 그들에게 유리한 재판관으로 선임되도록 힘을 써서 처벌이나 벌금을 낮추도록 하거나 심지어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경제사범의 솜방망이 처벌과 대한항공의 갑질 사건들이 일상으로 벌어지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음을 목도할 때 가슴이 매우 답답해진다. 부패한 이전 정권을 시민의 힘으로 무너뜨렸음에도 사법계와 각 분야의 관료들의 위계 질서는 그대로 존재하기에 바뀌지 않는다. 양승태의 사법농단은 양승태란 한 사람의 처벌만으로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며 그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한 제 2, 3양승태 키즈들은 계속 나오게 된다.

우리는 엘리트 하면 특정분야의 뛰어난 역량을 지닌 성공한 개인으로 인식하지만 사회학자가 정의한 엘리트란 개인인 아닌 복수이며 어떤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왕처럼 단일하고 통일된 엘리트는 없지만 각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배타적이며 동질적인 집단들이 존재하는데 그들이 엘리트들이다.

챕터 앞부분에선 유사성이란 키워드에 따라 엘리트집단의 속성들을 보여준다. 엘리트집단은 비슷한 사회적 배경과 교육을 받았으며 엘리트 대학의 입시에서 선별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정치 엘리트 계층이 다른 분야로의 이동이 확산되면서 분야별 거리가 가까워지고 균질해진다.

그들은 직장의 채용방식, 주요한 산업방향, 세금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며 힘을 행사하면서 소득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키며 자신들의 독점적인 부를 증가시켰는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의 엘리트 집단들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어 그들의 사회적 해악과 꼼수들을 면밀하게 알 수 있다.

감상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독일 사회학자가 쓴 이 책은 유럽과 미국 독일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층에 대한 내용이라 독일 정치와 사회를 잘 몰라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읽기는 조금 어렵다. 글은 어렵지 않은데 유럽과 세계 패권주의적 질서를 잘 모르면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각 나라의 엘리트들이 어떻게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를 알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정치혐오와 우익 대중영합주의 미국은 트럼프,영국은 브렉시트로 귀결되는지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25년만에 한유총의 설립취소와 맞벌이 부모와 아이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권리 투쟁을 막을 수 있었던 일은 정부와 국회의원과 정치하는 엄마단체 그리고 수지지역의 일반 영유아부모들의 지속적인 시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사자들의 조직된 자기 정치가 필요하다. 개개인들의 능력만으론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자기 이해에서 출발한 소모임과 연대모임들을 형성하여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사회 저변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대안 언론이 필요하며 가짜뉴스와 특정 집단에 힘을 실어주는 뉴스와 언론을 구별하며 그런 언론의 힘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민언련 단체에 후원과 관심을 가지며 모니터링을 하고 JTBC의 언론인 손석희와 김어준 등의 대안언론인들에게 지지해해야 한다.

아울러 자신의 참여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려면 그런 시민역량을 가진 아이들을 길러내야 하며 개인이 아닌 조직의 활동이 필요하다.

 다양함, 자유, 존중이란 단어가 사회에서 회자되며 중요하게 부각됨에도 그 언어가 가진 무게가 얼마나 실현 불가능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균질한 엘리트집단을 균열하기 위해선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가지며 조직활동을 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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