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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를 만나다 ㅣ 푸른도서관 82
유니게 지음 / 푸른책들 / 2019년 3월
평점 :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한 순간에 빈곤으로 추락한
주인공 민정이의 성장이야기다.
노력형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아버지의
도주 그리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민정이와 엄마만 가난한 외할머니집에 얹혀살게 된다. 가난이나
빈곤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이 명문대를 들어간 언니 오빠처럼 엄마의 입시계획에 따라 최고급 사교육을 받으며 명문 미대 진학을 목표로 앞만
보고 내달렸다. 엄마의 말에 순종하며 온순하게 따라왔던 주인공 민정이는 견고했던 가정이 쪼개지며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입시 미술에 갇혀 경직되어 그림에 두려움을
가졌던 민정이는 대담하고 거침없이 표현하여 민정이를 주눅들게 하는 은하를 통해 그림과 예술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며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아니라고 상상력이 아닌 것도 아니야
121쪽
낡고 오래된 골목길엔 자녀의 명문대에 집착하는
후남이와 같은 상처를 입은 엄마의 이야기, 남아선호와 할아버지와의 추억과 이웃이 있는 골목길이
재개발로 허물어지지 않도록 꿋꿋하게 지키는 할머니, 부모에게 버려져 치매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며 엄마를
기다리는 12살 수아처럼 다양한 이웃들의 사연들이 함께 펼쳐지며.
가난과 상처로 얼룩져 있지만 주어진 현실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춘기 아이의 이야기를 풍부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감상
아이는 나름 재미있게 읽었지만 반복해서 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한다. 그만큼 아이에겐 흥미로운 내용은 아닌가 보다.
그 점이 한편으론 다행이다.
아이는 공부만 내달리는 곳이 아닌 생각하고
성장하기를 기다려주는 선생님을 만났다. 정말 다행이다.
나는 대학 떨어지면 공장에 가야 한다는 말에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갔다. 대학에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녔지만 대학을 나왔기에 직장을 얻고 등록금이상을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완 달리 성공을 위해 한길로만 달리지 못하고 옆길로 새며 내적 방황을 많이 했다. 내가 그런
경험을 했기에 아이들이 성장기 때 충분히 방황하기를 바란다. 부모 말씀대로 한길로 갔다가 그 길이
아니라 되돌아 오는 것 또한 인생 전체로 보면 나쁘지 않지만 성장기 때보다 고민할 일이 몇 배는 더 많아 감수할 무게가 훨씬 크다.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입시와 취업을 향해
공부 노동을 시키는 한국의 잔혹한 입시현실에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던지며 이웃이 건넨 손을 잡고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힘들어했던 민정이가 주변의 이웃에게 손을 내밀며
경계를 허무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며 우리 아이도 민정이처럼 따뜻한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
고통은 말이야, 참 신기한
면이 있어. 고통을 잘 견뎌내기만 하면, 그 경험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성장을 가져다 준다고나 할까? 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