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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가 사랑한 곤충 - 그림과 함께 간추려 읽어 보는 파브르 곤충기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실비 베사 그림, 구영옥 옮김 / 그린북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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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가
사랑한
곤충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실비 베사
그림 |
지금을 보기 힘든 쇠똥구리의 창의력 실험
길에 소똥이 없어 쇠똥구리를 만나기 어려운데
학창시절에 봤던 자기 몸의 30배를 들어올리는 쇠똥구리의 부지런함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소똥구리는 매우 부지런하고 힘이 쎈 곤충이지만 경단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쇠똥구리가 완성한
경단을 훔치려는 도둑심보의 소똥구리도 있다. 파브르는 소통을 핀으로 고정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을 때
소똥구리가 어떻게 어려움을 해결하는지 실험하였다. 경단을 뺏으려는 불청객 소똥구리와 힘을 합쳐 핀을
밀어 올려 핀과 똥경단을 분리하는 과정들이 매우 신기하다.
붉은 불개미는 왜 이웃에 있는 번데기를 훔쳐오는 걸까?
붉은 불개미는 일반 개미와 달리 모든 개미가
전사로만 특화되어 있는지 살림이나 육아를 못해서 이웃 개미와 전쟁하여 번데기를 훔쳐온다. 번데기에서
나온 개미들은 나중에 노예개미가 되어 육아도 담당하고 살림도 하게 되는데 내가 궁금했던 것은 왜 개미들을 데려오지 않고 번데기를 데려오는
것일까? 큰 아이는 개미들은 역할이 정해져 있어 정해진 일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육아 돌보미 개미도 자기가 돌보는 알과 유충만 돌보지 다른 개미유충은 돌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번데기로 데려와 노예개미로 키운다고 생각한다. 노예개미는
스파르타쿠스처럼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는 걸까?
독특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삽입된 만화컷
특정 칼라가 필터링된 듯한 낮은 채도의 보라색
톤이 일러스트를 지배한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보라색이 바탕이 되는 독특한 색감이 마음에
든다. 그림과 만화컷이 함께 들어있어 좀 더 실감나게 보게 된다.
코벌이 기생쉬파리들을 따돌리려고 빠르게 비행하지만 쉬파리들이 집요하게 따라가는 장면들은 코벌에 대해 감정이입이 된다.
또한 한 줄에서 삼각형 그 다음 다각형의 형태를
잡은 다음 원의 형태로 집을 짓는 세줄 호랑거미의 집짓기의 과정을 만나게 된다.
감상
파브르의 곤충기를 멋진 일러스트와 만화컷으로
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큰 아이가 관찰탐구대회를 나갈 때 읽었던 파브르 식물과 동물기
편을 보고 파브르의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이 느껴져서 매우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만일
동식물, 곤충에 대한 책을 추천한다면 파브르의 작품을 추천한다.
감정을 걷어낸 관찰기보다는 관찰자의 섬세한 감정과 눈길이 들어간 그의 글은 관찰대상과의 교감을 느끼게 한다. 붉은불개미의 길찾기 실험을 위해 6살 손녀가 헨젤과 그레텔처럼
길에 하얀 조약돌을 둬서 길을 표시해둔 이야기도 매우 인상적이다.
곤충을 관찰하고
가설이 맞는지 실험을 하는 과정을 배우고 때론 실패한 실험에서도 얻는 과정을 통해 탐구하는 자세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