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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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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책속으로
결국 운 좋은 사람이 되느냐 운 나쁜 사람이 되느냐는
자신의 믿음과 기억에 달린 것이다 52쪽
큰 딸은 학교승마체험에 떨어졌을 때, 경쟁률이 치열한 방과후수업 추첨에 떨어졌을 때 울고 슬퍼하며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어려운 중학교 추첨은 붙었다. 나와 아이가 간절하게
붙기를 원한 학교라 무지 기뻤지만 무엇보다도 아이가 운이 좋지 않다는 나쁜 기억과 믿음에서 벗어나서 운이 좋을 때도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서 더욱 기뻤다. 결정적인 순간에 길이 열렸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 번도 실패해보지 않은 사람이나 매번 실패하는 사람이나 실패에 대해서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는
이치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해야 실패도 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안 찍는다고 해도 어차피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매번
그런 내 얼굴을 볼 텐데 “만나서 반갑다. 내
얼굴” 65쪽
화장은 귀찮고 핏기와 윤기없이 푸석한 넙적한
얼굴이 싫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매 번 내 얼굴을 보고 있으며 내 얼굴이라고 생각하니 나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은 어쩌면 ‘불행’의 또 다른 이름
71쪽
행복강박을 스스로 강요해서 자신을 채근하는 것도
자기 학대라는 말에 동감한다.
“모두 다 극복하고
살 수는 없어. 가끔은 숨고 싶으면 숨고 피하고 싶으면 피하면서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 세상에 극복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걸 다 극복하고 살아?
하고 싶어서 선택했지만 아니면 그만둬도 괜찮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감상
일러스트가 귀엽고 내용이 부담이 없다. 소설이나 다른 글이면 페이지를 넘기면 뭔가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염려되지만 이 책은 페이지를 넘겨도 무리가
없으며 처음부터 읽어도 글이 많지 않다. 아니 오히려 편안하다.
아울러 저자가 자신을 익명의 독자들에게 비교적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도 자기 내면을 탐색하게 한다. 며칠 전에 읽은 정신과의사의 심리책보다 더 위안을 받는 것은 무엇일까?
왜 이 책이 더 마음에 와 닿을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알게 돼. 종류만 다르지 내게만 그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는 걸 62쪽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은 많은 위안이
된다. 그렇다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세요~라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억지로
이야기판으로 끌어오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살라고 충고하지도 않는다. 가끔씩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에피소드가 매우 신선하며 자존감을 갉아먹은 그런 마음들을 과장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고 보여준다. 그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저자를 통해 편안하게 생각해볼게 한다. 누구나 각자의 세상살이는 서투르다는
걸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