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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충조평판만 안하면 공감의 절반은 시작된다
사람과의 대화에서 충고, 조언, 평가, 비판이
많았다. 나 역시 충조평판이 빠진 대화는 해본적이 없었다.
충고와 조언은 사람들에게 잘 하지 않지만 나의 잣대가 들어간 평가는 부지불식간에 한듯하다.
주변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폭력기제인 집단사고
개별적인 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예비중학생이라면, 남편이라면, 노인이라면 선생님이라면
같은집단사고에 익숙해서 나 자신도 구속하고 가족들도 구속하는 폭력을 행사하였다. 집단사고를 혐오하지만
관념적이었으며 실제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어떤 사람의 ‘틀’에 대한 고정관념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그런 내 안의 집단사고를
의식하는 시간이었다.
인상깊은 문장으로
공감은 상대에게 전하는 말의 내용 자체가 따뜻한가 아닌가가
핵심이 아니라 그 말이 궁극적으로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 말이 어디에 내려앉는 말인지가 더
중요하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향하고, 존재 자체에
내려앉는 말이 공감이다 140쪽
좋은
대답과 결정이 자신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주목하고 공감해 주는 과정 자체가 자신을 끝내 보호하는 것이다
사람은 옳은 말로 인해 도움을 받지 않는다. 자기모순을 안고 씨름하며 그것을 깨닫는 과정에서 이해와 공감을 받는 경험을 한 사람이 갖게 되는 여유와
너그러움, 공감력 그 자체가 스스로를 돕고 결국 자기를 구한다.
239쪽
사람은 자기가 처한 상황과 관계의 변화에 따라
주체적으로 끊임없이 적응해 가는 존재이기에 미리 상대방의 속마음을 예단하고 쓸데없이 걱정하거나 내 마음을 투영해서 사고하는 일이 상대방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상
책 전반은 공감에 대한 이야기이다.공감이란 제대로 된 관계와 소통의 다른 이름이다. 공감이란 한 존재의 개별성에
깊이 눈을 포개는 일, 상대방의 마음, 느낌의 차원까지
들어가 그를 만나고 내 마음을 포개는 일이다. 공감은 상호적인 소통이지만
그만큼 어렵다. 온전히 한 사람으로서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내가 자식에게 부모랍시고 했던 말들은 심리적인 폭력이었다. 조건부 승인이나
비판과 평가가 들어갔던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가 반사적으로 움츠려 들거나 방어기제로 자신을
합리화했던 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닌 내 잘못이다. 나는 진실로 사과도 잘하지만 아이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못했다. 나 역시 공감을 받아본 경험이 없었기에 머리론 알았지만 가슴으로 다가가지 못한
듯하다.
이 책은 결국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어떨 때 상처받고 기분이 나쁜지를 돌아보게 되며 자녀와 남편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대화를 한다면
생산적이지 못한 언쟁이나 논쟁보다는 좀 더 의미있고 깊숙한 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아울러 타인하고도
불필요하게 싸우면서 감정을 해치치 않을 수 있을 듯하다. 소통부재와 공감이란 말 정말 많이 하지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 허탈했던 모임이 참 많았으며 가족들과 삶을 살찌우는 대화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자녀도 나와 같은 독립된 인격체임을 잊지 않으며 아이의 대화에 집중하고 싶다. 감정과
분석이나 해석이 얽혀서 그것을 분명하게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일단은 내 감정을 오롯이 느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 자녀들에게 온 체중을 실어서 지지해주는 그 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