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애 안 노는 애 못 노는 애 - 아이들의 관계 맷집을 키우는 놀이 수업
얼씨구 지음, 최광민 그림 / 한울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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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노는 노는

얼씨구 지음

둘째가 7개월 때 아이를 데리고 전래놀이수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놀이를 배우러 왔던 많은 어른들이 놀이에 직접 참여하여 격렬하게 움직이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다니는 농장에서 놀이전문가가 와서 남녀노소 함께 놀 수 있는 놀이들을 소개했는데 요즘 아이들의 특징은 체험방식에 익숙해서 특정 놀이들을 배우면 한 두 번하고 다음 놀이로 이행한다고 한다.

저자는 놀이활동가이다. 이력을 보면 연극놀이, 표현예술치료, 전래놀이로 아이들을 오랫동안 만나왔던 놀이활동가이다. 놀이활동가로, 장애아동치료에 연극과 놀이를 접목했던 오랜 이력으로 아이들이 왜 놀아야 하는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놀이로 변화되는 아이들의 관찰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수동적 놀이가 아닌 맷집을 기르고 살을 맞대고 부딪치는 몸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아이들의 본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별다른 도구와 비용이 들지 않는 다양한 전래놀이

유럽의 보드게임이 가정으로 들어왔는데 보드게임이 종류도 다양하고 교육적이며 재미있는 게임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전통놀이에 비해 많이 비싸다. 반면 전래놀이는 비석치기, 딱지놀이, 공기놀이, 땅 따 먹기 등 재료들이 자연물에서 대체가 가능하거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게임에 참여하려면 규칙을 준수하여야 하며 이기기 위해선 전략도 필요하고 친구들과의 협력도 필요하면 무엇보다도 몸을 많이 움직이는 신체활동이 많아 성장기 아이들의 신체를 발달시키는 운동이 된다. 아이들이 많을수록 재미가 많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더라도 함께 어울린다.

성인들은 관계의 틀 안에서 움직이지만 아이들은 어제는 결별했다가 오늘은 다시 화해해서 함께 노는 모습을 많이 발견한다. 아이들의 관계는 어른들보다 매우 유연하며 포용적이다.

좋은 글

도전하고 모험하지 않는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놀이를 통해 체득한 모험과 도전은 아이들에게 평생의 재산이 된다 53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반복적인 실패와 성공을 맛보며 도전하고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평가가 반영된 시험에선 아이들이 시험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정도의 차이에 따라 두려움이 많은데 놀이엔 그런 두려움의 요소가 없다.

논다는 것은 함께한다는 의미이다.

공감, 소통 부재의 시대는 어쩌면 아이들의 본성에서 놀이를 거세하였기 때문은 아닐까?

함께는 혼자 멋대로 할 때보다 불편하며 때로는 관계로 인해 상처를 얻기도 한다. 아이들은 놀이로 마음을 묶어 화합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면서 조절하는 방법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감상

아이들의 놀이는 자연스럽다. 조직된 프로그램 활동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자발성으로 힘차게 논다. 그런 놀이도 양극화 되고 조직화되어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수업이 되어 버렸다. 놀이형태의 인지적 학습과 정해진 시간에만 할 수 있는 활동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놀이는 아니다.

놀이뿐만 아니라 자연도 아이들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대부분의 유치원부터 초등학생들은 몸을 움직이며 집단놀이를 좋아하지만 조용히 관찰하는 사색형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이 자연을 탐색하고 호기심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도 자연을 탐색하면서 평평하지 않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내리면서 신체와 감각기관을 사용한다. 몇 번의 체험이 아닌 아이들의 삶으로 놀이와 자연이 들어와야 한다.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이 제한된다. 햇빛을 보고 뛰어 놀면 잘 먹고 잘잘 수 있는데 환경과 아이들의 지나치게 조직되고 프로그램화 된 수업과 부모들의 장시간 근로로 아이들은 밖의 활동이 줄 수 밖에 없다. 부모들의 근로시간도 줄어야 하고 미세먼지 앱을 확인하지 않고도 밖으로 나가서 놀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놀기 위해 학원으로 가야 하는 일은 적어도 성장기 초등학교에는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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