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의 기담 -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오정희 지음, 이보름 그림 / 책읽는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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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기담

오정희 글 /이보름 그림

문학에 문외한인 나도 인터넷서점을 종종 들어가면 눈에 들어오는 여성작가 이름이 오정희님이다. 사실 이분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상도 많이 받았으며 독자와 비평가들의 평이 좋은 작가정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분이 강원설화집를 바탕으로 기담을 내놓았다. 옛이야기와 신화, 설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도 좋은 기회다. 제목도 기담이다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란 뜻을 가진 기담은 안타깝고 슬픈 내용, 배꼽을 쥐고 웃기는 이야기 8편을 추려서 담아낸다.

<책속으로>

[어느 봄날]편엔 착실한 여주인공의 남동생 윤호와 나태한 서당의 형들을 비교하는 훈장선생님으로 인해 형들은 윤호에게 독을 넣은 술을 먹이려는 계략을 짠다.

형들을 무시하거나 잘난 체하지 않는 윤호를 왜 그렇게 미워할까? 얼마나 미우면 집단으로 살인을 계획할까? 지금보다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서 그 옛날 살인이 흔하지는 않았을 텐데 서당 형들의 동기가 너무도 부족하게 보이지만 섞이지 않는 결이 다른 사람에 대한 적대감과 권위자의 비교는 비교당하는 사람들에게 분노와 시기 질투를 낳게 한다.

고대 가요 구지가가 떠오르는 구렁이 노래로 놀리는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편에선 음식을 나눠먹고 서로 품앗이로 일해 해주던 정 많은 이웃사촌들이 구렁이 자식을 낳았다며 흉을 보며 등을 돌리며 배척하는 잔인한 면을 보인다.

접동새와 얽힌 설화인 [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편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장화홍련전에서 계모와 이복 오빠에게 누명을 쓰고 못에 빠져 죽게 되는데 쥐를 태아처럼 위장하고 처녀인 앵두가 낙태한 것처럼 꾸미는 장면이 똑같다. 장화홍련전이 이 설화에서 차용한 것은 아닐까?

계모보다 더 나쁜 이는 앵두를 낳은 친아버지이다. 자기의 딸을 매정하게 죽음으로 내몬 아버지! 노자돈으로 딸을 떠나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딸의 마지막 가는 길의 소원조차 들어주지 않는다.

이무기와 지네의 싸움 반전이 숨어있는 용화사 이야기!

임진왜란으로 황폐하고 부패로 썩은 내가 진동하는 조선의 모습을 드러나는 천하장수 김응하가 도적떼를 소탕하는 장면은 서민들의 피폐한 삶과 대조적으로 해학적이고 통쾌하다.

문장이 장단에 맞추어 노래하듯 흐름을 탄다.

감상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는 뱀신랑과 이야기가 비슷한데 허물을 버린 아내가 남편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와 푸시케의 이야기와 중첩된다.   죽은 동생을 대신해 남장신분으로 동생의 아내와 동생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장르소설에서 많이 봤는데 이미 설화형태로 있었다.

오정희 작가의 기담을 읽으면서 이 작가의 작품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기담은 술술 풀어서 한 번 읽으면 손에 들고 그 다음이야기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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