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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주택이 답이다! - 집이 내 삶의 행복을 결정한다면?
김은재 지음 / 에스 / 2018년 8월
평점 :
어릴 때는 주택이 싫었다. 겨울이면 내 방이 너무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온 손이나 코는 꽁꽁 얼었다.
커서 따뜻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었고 아파트로
들어오니 생각보다 답답했고 수시로 나오는 방송, 윗집 핸드폰 소리,
초인종소리나 심지어 물내려가는 소리가 들릴 때는 공용주택에 살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낀다.
땅콩집이 소개되고 아쉽게 동탄분양이 끝난 후 땅콩을 보완한 여러 주택이 이웃해 모여 사는 완두콩집을 수지에서 모집할 때 땅과 주변을
둘러 보기도 했는데 타운하우스처럼 너무 외곽에 있어 공공시설들을 이용하기 어려워 포기한 적이 있다.
마포에 있는 성미산 마을 공동체에 공용주택도 알아보다가 남편이 여러 사람과 살기 싫다고 딱 잘라 말해 혼자 단꿈에 젖곤
했다. 이런 공동체 주택에서 마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길이 간다.
<책소개>
공동체 주택을 짓게 된 6가구의 사연들은 제 각각이지만 공동육아어린이 집에 자녀를 보내며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함께 키우면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새로 짓는 과정을 보면서 공동육아어린이집 근처에 공동주택을 짓기로 의기투합해서 토지를 조사하고 건축설계사, 시공사를 알아보는 초기 과정부터 꼼꼼하게 그려 나간다. 구체적인
비용과 각 세대의 희망설계 그리고 진행과정 등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여러 팁과 주의점등의 굵직한 노하우도 함께!
각각의 세대의 평수에서 일부 떼어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어 사랑방처럼 회의도 하고 음식도 함께 먹거나 손님을 초대할 수 있게 안배한 부분이 매우 신선하면서 좋았다. 방송으로 본 성미산 공동주택은 부부 방을 제외하곤 거실과 부엌을 같이 사용하고 있어 사생활 침해부분이
두드러진다면 이 공동체 주택은 각 층의 세대들의 독립성과 구조적으로 사생활을 보장할 수 있게 고려했고 공용시설을 별도로 빼서 분리하였다. 게다가 땅콩주택이 한 필지를 두 세대가 공유하는 불편함을 개선해 개별 등기가 가능한 공동체주택으로 처음부터
고려해서 기존의 방식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점등이 돋보였다. 이미 자리를 잡아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운영되는 마을공동체의 사례들이 제법 있어 보완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공동체생활을 의해
MBTI 심리검사와 비폭력대화법, 갈등조정대화법 등을 함께
들으며 여러 세대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한 부분들이 매우 기억에 남는다.
감상
공용주택이 아닌 공동체 주택을 선택한 저자와 그
외 5가구들의 삶은 매우 이상적이라 읽으면서 부러웠다. 각
세대가 원하는 구조로 설계해서 각 가정의 개성을 반영한 집도 맘에 든다. 개인이 혼자 지으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는데 수도권 아파트비용보다 저렴하게 자신이 원하는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땅콩주택에 관한 책은 건축설계사인 저자가 직접 집을 지어 두 달 살아본 이야기를 홍보차원으로 쓴 부분이 있어
실 거주자들의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 없이 너무 미화되어 아는 분 중에 피해를 본 사례도 있어 땅콩주택이나 완두콩주택의 허와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면 이 책은 홍보적인 목적이 들어 있기보단 주변 사람들이 공동체주택에 사는 과정이나 짓는 과정을 궁금해하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다.
규칙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서로 배려하는 마음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대안가족의 모델을 보여주는 듯하다.
핵가족의 파편화와 고립감을 해결하면서 전통적인 대가족의 가부장적인 위계질서의 비민주적인 소통방식을 보완하여 대가족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주요한 안건은 합의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모습이 매우 성숙해 보이는데 공동육아어린이집의 조합원으로 참여하면서 공동체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설명부분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또한 어린이집이 이사를 가서 새로 짓는 과정을 직접 둘러보고 자주 방문했던 경험들과
함께 살 가구 중에 건설사에서 근무하는 드래곤씨가 리더가 되어 중심을 잡아주는 행운도 있어 지난한 과정들을 잘 극복해 올 수 있었지만 저런
사례가 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 작은 공동체인 독서모임, 육아품앗이도 자발로 모였지만 적극적인 사람은 매우 적고 대부분은 끌려 다니거나 불만을 품어 해체되기가
일쑤다. 작은 모임도 멤버들이 고정적이면 폐쇄성이 짙어지고 개방적이면 멤버들 교체가 심해
불안정하다. 하물며 집을 함께 짓고 살아가는 과정은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6명도 아니고 6가구 24명이 함께 살아가면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서로 배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적어도 이 6가구들은 불편함보다는 함께 살아 더 행복해 보인다.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의 장점을 살리면서 경제적인
비용을 줄이며 서로 나누고 배려하며 외롭지 않게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 내가 원하는 주택을 직접
설계해서 짓고 싶은 사람들, 갈등을 조정하여 소통하는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 이 책을 읽으면서
얻어가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