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언어 - 나무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 설렘(SEOLREM)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나무의 언어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책소개>

우리나라에도 널리 자생하는 주목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늘푸른 나무인 주목은 성장이 매우 느리고 그런 느린 성장에 불멸의 삶의 비밀이 숨어있다. 엄마 나무의 보호 하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며 매우 느리게 성장하던 어린 주목은 폭풍으로 심하게 쇠약해진 엄마 나무의 죽음을 알지 못해 스스로 책망하다 30년을 정체기에 홀로 접어들었고 그 사이 떡갈나무가 숲을 점령해버려 숲의 다양성을 위협하기 전에 주목은 성장 조절제란 화학물질을 만들어 떡갈나무의 성장을 억제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여 숲의 균형을 회복시킨다. 성장 억제제로 떡갈나무나 적을 무찌르기도 하지만 성장 촉진제로 노화하여 죽어가는 딸기 나무를 살리기도 하면서 숲의 여왕으로 숲의 질서를 유지시키며 자신만의 생존전략으로 오래 살아남는다.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너무 조급히 취하는 것, 그것은 궁극적으로 자기 파괴를 가져오고 떡갈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은 다스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숲이 다양해야 더욱 다양한 먹이망을 만들어냅니다. 본문 131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조급히 취하는 방식은 인간의 방식이다. 가슴이 있지만 가슴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하는 인간과 가슴이 없지만 가슴으로 말하는 나무의 방식 대조가 매우 인상적이다.

가슴이 없지만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일에 익숙한 나무가 세상을 천천히 관찰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닌지……

자연계에 적이 없어 보이는 주목은 천4백년을 넘게 살아오며 숲의 여왕으로 고고하게 살아가지만 대수도원을 짓는 사람들에 의해 도끼로 찍혀 잘려 나간다. 사냥과 전쟁용 활로 베어지다가 함선의 재료로 주목들이 베어지고 오랜 세월을 생존해왔던 주목조차 수도원의 자재로 베어지지만 뿌리에서 가지가 뻗어서 다시 부활하여 불멸과 부활의 상징인 교회의 나무가 된다.

주목이 다른 나무를 제치고 살아남고 다른 동식물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과 인간에 의해 벌채된 순환의 역사를 대조적으로 함께 보여준다.

감상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매우 고전적이다. 고전 희곡작품처럼 서론과 매장에 작가의 설명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나무의 언어를 쓰기 위해 식물학자처럼 오래된 주목을 찾아가 관찰하고 연구하였다고 하는데 주목에 대한 특징과 다른 나무들의 특징들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음유시인이 노래하듯 나무의 시선으로 풀어가는 방식은 매우 독특하며 이색적이라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한다. 자연관찰책이 아닌 소설책에서 주목의 신비로운 독특한 특징들과 주목의 주변을 함께 살아가는 곤충들, 땅의 뿌리와 공생관계에 있는 균류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모든 꽃가루가 꽃을 피우는 곳, 태어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태어나 경쟁자도 경쟁도 없고 생명에 관하여는 그 어떤 구속이 없는 곳.’우리는 왜 태어났는가?라고 묻지 않고 우리는 왜 죽어야 하는가?’라고 묻는 곳.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그것을 생각한다면, 그러면 우리의 염원이 큰 공명을 얻어 그곳을 실재하도록 만들 수 있지도 모른다. 2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