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언어 - 강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 설렘(SEOLREM)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강의 언어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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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나를 신으로 여겼다. 고대의 인간들에게는 변덕스러운 신으로, 그 후의 인간들에게는 경계선으로, 그 다음에는 물 공급원으로, 무역의 통로로 나는 존재했다. 인간들은 나를 건너기 위해, 어떤 의미로는 나를 극복하기 위해 다리를 세웠다. 오늘날 기계를 숭배하는 인간들은 나를 무시하였고, 나는 그저 무기력하게 흘러갈 뿐이다.

구름에서 태어난 작은 물방울이 빗물로 땅에 떨어져 강이 되어 여러 지류들과 합쳐져 바다로 흘러가는 주인공 강과 강을 사랑하는 정령들과 노옴들과 함께 인류의 역사를 쭉 보여준다. 인류들이 강을 어떻게 인식해오고 강을 변형하여 이용해왔는지 숭배와 두려움의 대상인 강의 이 한낱 자원처럼 사물화되어 가면서 점점 오염되고 황폐화되어 가는 모습을 말이다.

농지를 경작하는 순간부터 황소를 거세시켜 쟁기질을 시켜 땅을 뒤섞었고 많은 황소를 희생했으며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를 만들어 관개수로를 설치하고 운하를 파서 뱃길을 만들어 물건을 나르며 곡선적이고 자유로운 강의 흐름을 조절하려고 노력하였다. 자유롭게 흘러가며 때로는 범람하기도 하는 강의 대립적 성질을 질서정연하게 자연을 통제하여 이용하려는 인간의 철저한 계획은 역설적이게도 강을 더 위험하게 만들었음을 강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경고한다.

감상

이야기는 산만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무의 언어보다 더 흥미롭게 읽었다. 동일 작가라 말하고자 하는 바와 문체는 비슷한데 더 재미있게 읽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강의 언어는 주변 등장인물들이 물의 정령이나 님프들이고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이야기들을 버물어서 신화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 어느 정도 부합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훈족의 전쟁과 로마제국의 도시문명들과 그 이후의 인류의 문명사까지 함께 읽을 수 있다.

기상관측이후 여름의 고온을 갱신하고 최정점을 찍고 있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40도에 육박하는 이 더위도 나무그늘 밑과 계곡에 있으면 도저히 같은 날씨로 생각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더위로 계곡의 물도 거의 말라붙어 바닥의 돌들이 다 보이고 그 수위도 매우 낮지만 그 속에서 발을 담그거나 아이들은 송사리를 잡고 미역을 감는다.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물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대지와 강에 대한 복원을 염원하게 한다.

신화 대신 기술을 말하는 시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기술이 아닌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들을 고민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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