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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우르 지음, 신현림 옮김 / 박하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오르 지음
책소개
시집 두 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이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녀의 이력이다.
낯선 이름과 시에 분위기를 볼 때 인도출신의 캐나다로 이주한 이민자 가족이 아닐까 추측한다.
살면서 누구나 겪는 연인과의 이별에 대한 깊은
상실감으로 시작해서 젠더로서의 길러지는 ‘여성’들이 남녀와
사랑에서조차 사랑 받으려는 수동적 대상으로 그려지며 이별했을 때 자신의 문제로 자신을 혐오하고 학대하는 존재로 자신 스스로 해친다. 보통의 남자가 사귀던 여자와 헤어지면 자신을 감히 거부했다고 때리거나 폭력 심지어는 죽음으로 처벌할 때
여성들은 사랑하는 대상의 부재로 인한 상실의 아픔을 넘어 수치심과 죄의식으로 자신을 처벌한다. 내가
사랑받을 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아니라서처럼 이별의 문제가 자신의 어떤 결점이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넌 어느 곳에나 있어 바로 여기만 빼고 말이야 그 사실이 날 아프게
해
연인과의 이별에 의한 깊은 상실감이 절절하게
나타난다. 나도 20대때 이별통보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할 만큼 상실로 인한 무감각을 겪었는데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상실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엄마. 밖에는
남자들이 굶주려 있어요 엄마가 말한다 가슴이 돋보이는 옷을 입으면 안된다고. 남자들은 열매를 보면
배가 고파질 거야. 다리는 오므린 채 앉아야 한다고 여자는 그래야 한다고 안 그러면 남자들이 화내고
싸울 거라고 내가 숙녀처럼 행동하는 법을 배우기만 한다면 이 모든 번잡함을 피할 수 있다고 엄마는 말한다
99쪽
남녀간의 이별뿐 아니라 여성이란 젠더로서 겪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정, 성폭행에 의한 트라우마와 여성의 신체를 남성의 시선으로 억압하는 부정의
감정들-우리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겪는 차별들을 날것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21세기 한국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들의 성폭력적인 시선을 내면화하여 그들의 언어로 말한다.
선배 따라 호텔로 들어가는 것조차 이미 허락한
일이라고. 늦은 시간 술을 먹고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한다.
가해자를 비난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한다.
도둑이 들어가기 쉽게 문을 열어 놓았다고 말하면서 피해자들을 2번
죽인다.
안 돼요는 우리 집에서 나쁜 말이었어 안돼요라 말하면 매를
맞았지
우리가 모든 것에 네라고 순종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바르게
해동하는 아이가 될 때까지 말이야.
그가 나를 덮쳤을 때 내 온몸이 거부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안돼 라고 말하지 못했어 -
어릴 때 배우지 못했는데, 커서 어떻게 동의를 말하겠는가-
아이가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살기를 바라면서도 부모에게 순종하기를 바랬던 나의 교육은 아이의 환경에 대한 부당함 역시 맞서지 못하고 순응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
남아 선호로 인한 여아 살해와 낙태, 여성을 억압하고 제한하는 유리천장, 피부색이 다른 이주민으로서의
어려움, 남녀의 성 평등에 대한 지향과 그간의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지고 분해된 자신에 대한 학대에서
친밀함과 돌봄으로 수용하여 치유하고 세상은 각자 한 코의 사슬로 연결된 그물망이기에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연대와 희망을 노래한다.
그녀의 시는 캐나다에 사는 인도인 2세 여성의 개별적 경험이 아닌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나의 어머니와 내가 현재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이다.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우며 나 또한 차별과 억압을 내면화하여
내 딸들을 억압해왔는지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