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현대사를 관통하다 - 19세기 말 이후 한국 현대사와 시의 만남
이성혁 외 지음 / 문화다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 현대사를 관통하다

이성혁 외 지음

 

책소개

13명의 시인이면서 학자이며 문학평론가가 시를 통해 우리 현대사를 독자들과 함께 읽으려는 의도하여 출판된 책이다. 맨 앞부분에 근현대사 120년을 개괄적으로 다루면서 문학과 세계와의 관계, 문학과 역사의 차이와 공통점을 기술하고 문학 중 시로 역사를 말하는 힘과 특징은 무엇일까? 총론을 쓴 저자는 시는 정해진 스토리 라인이나 구조를 따르지 않고 모든 문학적 장르에서 가장 자유롭다. 시는 문학과 달리 비유와 상징을 많이 사용하여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둘러댈 수 있어 억압이 강하거나 검열이 심한 시대에도 풍자적 기능이 가능하다. 2016년에도 전경련의 경제적 지원으로 활동하는 우파단체 자유경제원의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입상한 시 [약속의 땅을 위하여] [우남찬가]는 가로줄은 이승만을 우상화 하여 찬양하는 풍조를 세로줄의 첫 글자로 따로 읽으면 이승만을 비판하는 풍자시가 되는데 자유경제원에선 이 시를 지은 저자들의 수상을 취소하고 소송을 걸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슈를 낳았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사회에선 해프닝이 될 수 있는 사건도 한 개인을 고발하고 소송하여 스스로 검열하여 표현을 제한시키는 억압적 기제로 작동한다. 시적 화자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강렬하고 응축적으로 시대상을 보여주는 시의 감상과 평론가의 풍부한 해석의 도움을 받아 삶의 흔적을 밟아볼 수 있다.

역사의 현장 기록들 수록

안중근과 어머니의 편지와 이완용이 서명한 한일합방 조약문, 윤봉길의 유언문, 김선향의 [진창에서 피어오르는 연꽃] 일본군 성피해 생존자들의 참상을 알린 시, 5.16 혁명공약, 유신 선언문, 헌법 1 1항외, 노무현 대통령 유서와 문학인 세월 시국선언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는 현장의 기록들로 역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강렬하게 체험하게 한다. 특히 군부독재시절과 산업화시대에 철저하게 희생된 노동자의 열악하고 억압된 삶을 죽음으로 저항한 전태일의 유언은 다른 어떤 글보다도 간절하고 웅변적이라 가슴이 먹먹해진다.

 

감상

전체적인 19세기 이후의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역사학자가 아닌12명의 문학비평가들의 비평으로 근대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각 시대를 반영하는 시들은 대부분 전문이 아닌 일부가 수록되어 개별 시의 참맛을 느끼기엔 한없이 부족하며 대부분 평론가의 해석을 통해 시의 함의와 시대적 배경 및 사회적 맥락을 읽어 갈 수 있었다.

최근의 정치적 이슈와도 연관하여 아직 끝나지 않은 종군 성피해 생존자들의 인권문제, 세월호진상규명, 촛불시위로 인한 박근혜 탄핵 등 최근의 일까지 시적 체험으로 강렬하게 짚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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