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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현대 편 - 대공황의 판자촌에서IS의 출현까지 ㅣ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인간은 살아가면서 한두 번씩은 커다란 실수를 한다. 이런 실수가 계기가 되어 인류를 구한 발명이 되기도 하고, 나라를 없애 버리기까지 하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베일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실수와 판단 착오들이 만들어낸 인류의 역사를 책으로 담았다. 고대 편도 재미있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느낌이 드는 현대 편을 통해 역사를 더듬어보자.
다혈질에 자기중심적이었던 맥아더의 한국전쟁
세계 공산주의 기치 아래 북한 정권은 기습 남침을 시작했다. 맥아더는 이 기회를 자신의 군인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군사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 작전을 성공시킨 것으로 끝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는 이후 과유불급의 실수를 저질렀다. 패색이 짙던 한국전쟁을 한순간에 뒤집은 인천상륙작전.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넓은 갯벌로 인해 누구도 이곳을 상륙지로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천은 남한의 수도인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항구였고, 이곳을 통해 반도를 가로지른다면 부산 주변에 머물고 있던 전체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시킴과 동시에 그들을 고립시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킬링 포인트'였다.
더글러스 맥아더에겐 한국전쟁은 남한 탈환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을 점령하고 김일성 정권을 지구상에서 영원히 없애 버리겠다고 결심했다. 또한 미국 국방부와 대통령까지 모두 북한으로 진격하는 작전을 지지했고, 이에 따라 엄청난 승리를 거두며 중국 국경 160킬로미터까지 접근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중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맥아더에게 진격을 멈추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명예에 굶주렸던 맥아더는 중국이 전쟁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전쟁을 밀고 나갔다. 또한 마음 한구석에는 중국이 원자폭탄을 두려워할 거라는 속셈도 있었다. 이런 맥아더의 오만과 무시가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의 인해전술로 인해 탈환했던 지역뿐 만 아니라 남한의 수도 서울까지 다시 빼앗기게 된다. 위기에 처한 맥아더는 트루먼 대통령에게 원자폭탄 투하를 애처럼 졸랐고, 이에 응하지 않자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결국 우리가 아는 것처럼 노병은 해임되었고, 한국전쟁은 그 후로도 2년을 더 끌었다.
만약 맥아더가 트루먼 대통령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격을 멈췄다면, 한국전쟁은 유엔군의 승리로 끝나고 북한 정권은 인구와 영토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까? 한국전쟁에서 유엔군이 승리했더라면 세계 공산권을 파괴하거나 냉전 시기 핵 위기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또한 분단과 상호 불신의 아픈 유산을 한국인들이 감내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며,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의 삶도 달라졌을 것이다.
잠자는 미국을 깨운 진주만 공격과 히틀러의 선전포고
역사보다는 영화가 더 유명한 '진주만' 공격. 세계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미국이기에 진주만에 주둔한 미 해군이 최강의 군대란 인식이 대부분이다. 만약, 진주만에 주둔한 미 해군과 일본의 해군이 전면전을 벌인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미 해군이 이긴다에 한 표를 던지겠지만 전력과 전술을 대입해 본다면 100% 일본의 해군이 승리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굳이 진주만을 선재 공격했을까?
일본은 고질적으로 자원 부족 국가이다. 거기에 2차 세계 대전으로 동남아시아에 있는 유럽의 식민지에 대한 본국의 역량이 줄어들었다. 철강과 석유, 고무와 식량에 이르기까지 자원의 보고인 동남아시아에서 본국으로 수송하려면 미국의 식민지인 필리핀이 문제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주만에서 미국의 태평양 함대를 분쇄하고 필리핀을 점령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결정은 자충수라고 한다.
한편, 미국은 일본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만 취한 채 전쟁에 참여하려는 의지는 없었다. 그런데도 일본은 외교적인 해결책을 시도하지 않았다. 인도차이나반도를 차지하려는 일본의 궁극적인 목적은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국 미국의 전쟁 참여로 이어지게 된다. 거기에 진주만 공격 나흘 뒤 독일의 히틀러가 들끓는 분노로 가득 찬 미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렇든 미국을 억지로 전쟁터로 끌어들인 여파는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일본과 독일이 이런 오판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승리 병' 때문이다.
이와 같은 흑역사들은 강력한 힘을 가진 누군가가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이 극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적이 자신이 예상하는 대로 행동할 거라고 기대하는 실수, 자만심, 상대를 과소평가함, 작은 오해와 성급한 결정, 승리의 달콤함 등등
역사를 뒤집어 볼 때 이런 것들이 보이지만 만약 그 상황이었더라면 과연 인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를 줄이자는 세계 협약은 말뿐인 메아리에 불과하다.
인류의 미래와 생존을 위한 결정임에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는 현실을 보며 인간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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