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 버터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이자 작가이다. 이 책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은 저자가 말년에 쓴 역작으로 1년 365일 하루하루마다 그 날짜에 벌어진 패자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나 대중적으로 알게되고 배우는 역사는 승자의 역사이다. 서양에서는 1492년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기록하지만, 그곳은 신대륙이 아니라 이미 나름의 문명이 존재하는 같은 인류가 살던 곳이었고, 그곳에서도 자기 나름의 역사가 존재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단지 그들이 패자였다는 이유 만으로.

그리하여 저자는 '서양백인남성'이 기록하는 역사에서 빗겨나 여성, 식민지 주민, 소수자들이 항쟁했던 역사와 파괴되는 자연의 역사를 기록한다. 때로는 시니컬하고 어떨 때는 냉소적이지만, 그의 글 안에는 인류를 벗어난 연민의 시선과 저항과 연대의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끝내 인간다움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특히 이 책에서는 저자가 남아메리카출신인만큼 남아메리카의 항쟁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나는 2026년 현재의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떠오른다. 2026년 1월 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리 약소국일지라도, 엄연히 한 나라의 대통령인 사람을 침실에서 납치했다. 그리고는 꼭두각시를 내세워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착취했고, 더 비극적이게도 6월에는 진도 7이 넘는 강진이 두차례 발생해 수만명의 시민이 사망하고 생존자들은 현재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지옥에 살고 있다. 수탈과 착취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훈 작가는 내 아버지와 같은 1948년생이다. 그래서그런지 항상 김훈 작가에게 친근감을 느꼈는데 이번 '허송세월'에서는 마치 내 아버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 했다.

팔순에 다가서는 작가에게는 이제 죽음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몸은 노쇠하여 젊을 때 만큼 움직이지 못하고, 좋아하던 등산도 결국 후배들에게 모든 등산장비를 나눠주며 포기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김훈 작가는 더욱 예민하게 문장을 고민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또한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그는 아직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자신없어한다. 그는 삶의 신산함과 불완전성을 받아들이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언어를 조탁하며 언어의 불투명함에 고민한다.

이 에세이는 결코 쉽지 않다. 문장 하나하나 허투로 쓰이지 않았고, 삶에 대해 그 살아온 세월만큼 밀도깊은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노작가의 원숙함을 느끼고, 또한 나이가 듦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작가다운 언어에 대한 예민하고 치열한 고민들.

나는 김훈 작가가 가능한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내 아버지에게 바라는 만큼이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