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열었을 때, 나는 저자 김성훈의 나이에 깜짝 놀랐다.
출간 당시 만30세도 안되던 나이. 소위 우리가 말하는 20대 MZ세대 청년 남자 아니던가. 널리 알려지기로는 70대와 더불어 극우화되어 있다는. 근데 그런 남자청년이 이런 역사서를???
저자 김성훈은 사건의 당사자들이 죽기 전에 1987년 6월 항쟁에 대해, 특히 자신이 거주하는 군산 일대에서 일어난 민주화항쟁과 노동자쟁의에 대해 박창신 신부가 소장하던 사진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해놨다.
사진 자료를 제공한 박창신 신부는 1987년 당시 군산 오룡동 성당에서 일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시큰둥했던 군산 일대에 민주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의 성당에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교육자료를 배포했고, 시민강좌도 열면서 점차 민주화에 대해 교인들을 중심으로 의식화를 했고, 그로 인해 경찰과 안기부에게 감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성당들과 교회들이 점차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시민들이 모여들게 되고, 때마침 세풍합판에서 노동쟁의가 일어나 경암여상 학생들의 터무니없는 노동조건이 군산 내에서 문제시되기 시작하면서 민주화와 노동쟁의가 함께 어우러지게 된다.
그리고 박종철 열사의 죽음으로 촉발되고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불쏘시개로 하여 벌어진 1987년 6월 항쟁. 그리하여 쟁취한 헌법개정과 항쟁 이후의 활발해진 노동자 재투쟁까지, 저자는 이러한 민주화운동과 노동쟁의의 역사를, 군산시를 중심으로, 운동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그 운동에 헌신한 이들의 기록을 꼼꼼하게 정리한다.
저자에게 인상깊었던 것은 그런 운동의 시간동안의 시민들간의 끈끈한 연대의식이다. 이것은 1980년 광주에서 등장했고, 1987년 6월 항쟁에서도 나타났으며, 가장 가까이로는 2024년~2025년 사이의 윤석열 파면에 이르는 시민들의 시위까지에서도 계속해서 우리 공동체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험난한 민주화의 과정을 걸어왔다. 바로 이것이 MZ세대 청년인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솔직히 윤석열 파면 과정과 그 후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나는 MZ남성청년들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져왔었다. 하지만 또한 이 책을 쓴 사람도 바로 그 MZ남성청년. 결국 그 청년세대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만 했던 기성세대가 문제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그리고 이 책을 쓴 김성훈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덕분에 후대에 전할 훌륭한 지역역사서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