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2
조지 엘리엇 지음, 한애경.이봉지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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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이 소설은 조지 엘리엇의 삶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어야 더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을 경영하는 털리버 씨에게는 남매가 있다. 털리버씨는 아들에게는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지만 아들인 톰은 그다지 공부에 흥미가 없다. 오히려 여동생 매기가 호기심이 강하고 공부를 하고 싶어하지만 매기에게는 인습적인 교육만이 주어질 뿐이다. 털리버 씨는 매기도 교육시키고 싶어하지만 사업에 실패하고 말았고, 톰은 일을 하기 시작하며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자 하고, 매기는 무력감과 결핍, 분노에 빠져있다가, 집안의 원수의 아들인 필립과 사랑에 빠진다.

이 소설은 빅토리아 시대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한 영리한 여성이 겪는 고통과 사랑,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시대에 여성은 제대로 된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순종적인 역할만을 강요당한다. 특히 매기의 사랑에 대해 톰이 강하게 반대하고 경멸하는 모습은, 마치 조지 엘리엇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을 때 그녀의 오빠가 그녀에게 한 행동과 유사하다. 그리하여 엔딩에서 남매가 서로 화해하는 모습은 아마도 조지 엘리엇이 오빠와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랐던 꿈을 그린게 아닌가 싶다.

조지 엘리엇은 자신의 본명 '메리 앤 에번스'를 버리고 중성적인 이름으로 글을 썼다. 그래야 자신의 글을 정당하게 평가받으니까.

가부장적 질서가 팽배한 숨막히는 영국의 시골,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 체제에서 자신이 뜻하는 가치관을 지키면서 살고자 하는 한 여성의 고뇌가 너무나 심도깊게 그려진 소설이다. 그 깊은 심리적 묘사와 여성 고유의 존재에 대한 모색은 과연 조지 엘리엇을 19세기 '심리적 리얼리즘의 선구자'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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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좌절의 시대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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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장강명은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소설가 중 한 명이고, 이 책 '미세 좌절의 시대'는 장강명이 언론사에 연재한 칼럼을 손보아서 펴낸 모음집이다.

칼럼이 쓰인 시기는 2016년~2024년. 촛불혁명을 통해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지만, 우리가 바라는 만큼의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검찰총장출신 양아치 깡패에게 정권을 내줬던 시기. 그야말로 우리 사회에 무력감이 팽배해 있던 시기였다.

장강명은 이 시대에 '정의'에 대해 사색하고, '좋은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체계 안에서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지만 끊임없이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고, 이러한 실패들 속에 우리는 '미세 좌절'을 겪는다. 사회는 부조리하고, 삶의 목표가 생존 그 자체가 되며, 노력하지만 좌절하는 세상. 이것을 장강명은 또렷이 직시하고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 즉 빛의 혁명을 통해 민주적으로 내란을 진압하고 이재명 정부가 세워진 지 8개월, 우리는 이 책의 시대보다 희망을 갖고 기대를 갖는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우리는 위기를 관리해냈고, 공동체를 지켰으며, 그 과정에서 피 한방울 흘리지 않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그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진 자신감의 원천이다.

장강명은 이 책을 통해 '미세 좌절의 시대'를 썼지만, 그리고 개개인의 삶은 어쩌면 자잘하게 좌절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사는 공동체는 빛을 향해 나아갈 것이고, 그리하여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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