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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사 5 - 대중매체 1960~2000 ㅣ 유럽 문화사 5
도널드 서순 지음, 오숙은 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2년 7월
평점 :
이번 권은 유럽문화사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1960년~2000년까지를 다룬다.
이 시기는 본격적으로 대중매체를 기반으로 한 대중문화가 발달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텔레비전이 가정에 설치되기 시작하였으며, 워크맨의 등장은 음반시장의 팽창을 이끌었다. 특히 텔레비전은 언론, 영화, 라디오, 극장, 축음기가 주던 것을, 사람들이 집 안에서 힘 안들이고 직접 누릴 수 있게 해주었고, 이는 문화의 민주화를 완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텔레비전이 만들어낸 시청자공동체는 본질적으로 국민공통체이기에 텔레비전은 초기에 국가의 통제하에 있었으나 점차 민영화되었다.
사실 2025년 현재의 상황에서 이 시리즈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이 책에서는 거의 뒷부분에서 인터넷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긴 하였으나,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의 탄생이라는 사건이 그다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문화 전반에 대한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콘텐츠를 구독료를 내고 스트리밍으로 소비한다는 새로운 문화와 문화 시장의 새로운 수요 창출, 그리고 국제적으로 확대되는 시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소비패턴이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 부분까지는 다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통해 현대의 대중문화의 시작점이 어디인지, 그리고 어떻게 문화가 상품화되고 소비되었는지 그 역사를 살펴본 것은 더할 수 없이 귀한 독서 경험이었다. 꼼꼼하고도 짜임새있게 잘 쓰여진 역사서이고, 문화라는 것이 인간에게 가지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