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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ㅣ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평점 :
드라마로 엄청나게 선전을 때렸던 파친코의 원전 소설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내 기억에 200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는 재일한국인을 잊고 살았다. 우리 나름대로 살기 바빴고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상황에서 우리는 변화에 적응하기 바빴으니까. 그렇게 그들을 우리는 잊고 지냈었다.
하지만 이제 여러모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우리 동포들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방면에서 들려오고 있고 재미한국인 소설가 이민진은 이렇게 재일한국인을 다룬 소설을 그려 냈다. 아마도 저자 또한 미국 사회에서의 이민자로서 재일한국인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재일조선인들 또한 본토에 사는 사람들 만큼이나 역사의 격동을 이겨냈다. 식민지 시절과 바로 이은 한국전쟁, 그리고 북한과 남한으로 나뉘어진 본국의 상황에서 그들은 본토로 돌아올 수 없었고 일본에서 주류의 삶을 살지 못하고 파친코라는 음지의 사업에서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보이지 않는 차별 속에서 그들은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기도 한다.
이 소설은 특히 '선자'라는 여성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하지만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선자는 강인하다. 그녀는 절대로 자신의 고통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억척같이 한 세월을 살아간다. 그럼으로서 한국인의 한 유형을 보여준다.
나는 내가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 왜냐하면 한국인은 역경에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 또한 그런 한국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그래서 세계인들이 '선자'에게 매혹되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