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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평점 :
알바니아는 이스마일 카다레의 작품 이전에는 세계에 그 기괴함을 숨기고 있었다. 과거 공산주의 국가를 표방한 많은 나라들에 독재정권이 수립되었지만, 그 중 몇몇 나라는(북한도 포함하여) 너무나 기괴한 양상을 보였고, 이스마일 카다레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독재정권에서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소설의 시작은 알바니아의 독재자 엔베르 호자의 후계자로 지명되었던 메메트 셰후의 의문스러운 죽음이다. 그리고 그 죽음의 미스터리로부터 권력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후계자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고 각자의 왜곡된 기억과 편집을 바탕으로 사건에 대해 서술한다. 그리고 그 왜곡된 기억과 편집 뒤에는 독재자의 권력이 도사리고 있고, 그는 철저하게 타인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다. 정말로 내밀하면서도 조용하게 숙청이 진행되면서, 그 숙청을 피하기 위한 사람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을 그야말로 우스꽝스럽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아직도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메메트 셰후의 사망사건을 바탕으로 독재정부의 권력 내부를 명확히 꿰뚫어본다. 독재권력의 속성, 특히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그 냉혹함이 더더욱 두드러진다.
나는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와 닿았다. 바로 "더는 독재정권을 용남치 마라!". 이것이 바로 저자가 이 소설을 쓰게 된 목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