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처음에는 행성운동법칙을 발견한 요하네스 케플러가 나온다. 하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여성이고, 동성애자이거나 최소 양성애자이다.
1700년때부터 이성의 시대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학문의 전당에 여성은 허락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끊임없이 배움에 도전했고, 자신만의 학문적 업적을 쌓았으며, 어떤 이들은 시대적 한계 속에서 결국 바스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들은 누구의 부속품이 아닌 주체적인 인간이었고, 스스로의 확신과 욕구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
저자는 이런 선구적인 여성들과 그들간의 관계 혹은 시대적인 선배들과 후배들간의 관계를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연결시킨다. 저자는 이들의 관계를 동성애자로 국한시키지 않고 동류의 정신과 정신이 연대하여 하나의 공통된 진실을 고수하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들 덕분에 인류가 확실히 앞으로 나아갔음을 이야기한다.
사실 이 글을 통해서 내가 모르던 여러 여성과학자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남성들 못지않은 중요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과학교양서을 꽤나 읽은 내가 이제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고, 주류 학술계에서도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저자와 같은 후배 작가들이 그들의 삶을 발굴하고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낸다.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글이다. 마치 문자로 직조해낸 실크같은, 우아하면서도 진실된, 초월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아름답게 그려낸 글.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남녀평등의 세계는 이 책이 쓰일 수 있을 정도까지는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