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소녀시대 ㅣ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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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1960-70년대에 일본은 정말 부유했고, 사상적으로도 그 당시 한국과는 비교도 안되게 자유스러웠다. 심지어 공산당이 존재했고, 체코 프라하에 공산당원이 가족을 데리고 파견을 나갈 수 있던 시대였으며, 그리하여 이 책의 저자 '요네하라 마리'는 공산주의체제 하의 국제학교를 다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마 이 당시 자유진영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게 저자는 프라하에서 5년간을 머물렀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서는 시대적인 혼돈 과정에서 친구들과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러시아어 통역사가 되었고, 1990년대 초반의 동구권 공산주의의 몰락과 소련의 붕괴를 겪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95년 11월 국제학교 재학 당시의 친구들인 그리스인 리차, 루마니아인 아냐, 유고슬라비아인 야스나의 흔적을 추적한다.

이 에세이에서 저자는 자신이 공부했던 프라하의 국제학교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만 해도 공산주의국가들은 서로 국제주의의 이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리하여 국제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국제적인 시각을 가지고, 뛰어난 선생들을 배치했으며, 그 교육이념에 있어 공동체의 삶을 중시했었다. 그래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서로 잘 어울려 있을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점차 동구권 국가들의 입장들이 서로 갈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서로간에 정치적인 대립이 나타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간의 관계에서도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저자가 일본으로 귀국한 후 바로 1968년의 '프라하의 봄'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1990년대 초의 역사적 혼란기 하에서 친구들의 삶은 서로가 너무나 달라진다. 어떤 이는 정치적 혼란 하에서도 나름 자신의 길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어떤 친구는 내전의 혼란 상황 하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 세 친구들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야말로 탁월한 캐릭터 데생으로 세 친구들의 성격과 삶의 괘적을 생생하게 그러낸다. 그들이 어떻게 혼돈의 시간을 건너왔는지, 각각이 어떠한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냈는지 너무나 유려하게 나타낸다. 그리하여 이데올로기가 한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너무나 잘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겨우 50대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더 깊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세 인물들을 통한 동유럽 현대사를 들려주어서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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