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왜 어릴 적 나에겐 이 매력적인 수사님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걸까?ㅠ.ㅠ
이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만나게 된 것은 바로 알라딘 북펀딩에서였다. 알라딘에서 북펀딩 메뉴가 생긴 이래로 매일 그 메뉴를 드나드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정말 이 코너에서는 보석같은 책들이 많이 나온다. 바로 이 '캐트펠 수사 시리즈'처럼.
이 캐트펠 수사 시리즈는 추리소설 팬들에게는 꽤 알려졌던 것 같은데, 나같은 일반독자들에게는 코난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조금 더 확장한다면 앨러리 퀸 정도만 흔하게 접했지, 엘리스 피터스는 정말 생전 처음 본 작가였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홍보 문구가 왠지 마음에 끌려 펀딩에 참여했더랬다. 그리고...!!!
우선 이 캐트펠 수사님의 캐릭터가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젊은 시절 꿈과 야망으로 전쟁터에서 모든 것을 불사르고 이제 조용히 신의 품에서 소소하게 살아가지만 그 쾌활함을 잃지 않는 중년 남성 캐릭터는 진짜 귀하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도 공식적으로 시인한 것 같지만, '장미의 이름'의 윌리엄 수사의 캐릭터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는 추리극의 시작이 어디였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또한 '장미의 이름'이 종교적 광신이 글의 한 소재였듯이, 이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도 중세 수도원에서 벌어진 성자 유품 모시기 경쟁을 너무나 시니컬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수도원이라고 하면 뭔가 성스러운 사람들이 사는 성스러운 공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엘리스 피터스는 중세 시대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한 종교 기관으로서 결국은 수사라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인 수도원을 그리고 있다. 수사들은 비록 수도원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지역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또한 정치적인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캐트펠처럼 안온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또 다른 사람들은 집단 내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을 이루기를 바라는 사람도 존재하고, 그리하여 작가는 이들의 모습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보통 추리소설은 잘못하면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지 싶은데, 오히려 이 시리즈에서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캐트펠 수사님. 나는 이 시리즈의 처음 다섯권만을 읽었지만(여기까지만 북펀딩에 나왔다ㅠ.ㅠ) 아주 유쾌했던 독서로 내 기억에 남을 듯 하다.